▶ LA 필하모닉 주최 ‘서울 페스티벌’로 본 ‘K-클래식’의 위상
▶ 세계적 공연장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서 펼쳐진
▶ 한국 클래식 음악의 진수 보여준 K-클래식 향연
▶ 세계적 작곡가 진은숙, 피아니스트 김선욱 등
▶ 한국 음악·문화가 전 세계에 미친 영향을 조명

지난 6월3일 세계적 공연장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무대에서 펼쳐진 ‘서울 페스티벌’의 오프닝 콘서트 모습. [사진 제공=LA 필하모닉 협회]
‘여기 K-클래식 위상을 보라.’
임윤찬, 조성진 등 젊은 음악가들로 대표되는 한국 클래식 음악의 위세가 거세다. 지난 2010년대 이후 크게 활발해진 한국의 클래식 연주자들과 작곡가들의 잇단 국제 콩쿠르 수상 및 세계무대 활약은 ‘K-팝’의 위상에 견줘‘K-클래식’으로 칭해지고 있다. 이러한 K-클래식의 글로벌 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규모 음악 축제가 LA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 아이콘 공연장인‘월드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대대적 펼쳐진 것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 역사에서 일대 사건이라 할 만 하다.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 교향악단의 하나인 LA 필하모닉(음악예술감독 구스타보 두다멜)이 야심차게 기획하고 준비한 ‘서울 페스티벌’이 그것이다. 이번 축제를 빛낸 주요 한국인 음악가들의 면면과 함께 LA 필하모닉의‘서울 페스티벌’ 개최가 상징하는 K-클래식의 위상을 살펴본다.
■ ‘서울 페스티벌’의 의의
한국일보 미주본사가 공식 미디어 스폰서를 맡아 LA 필하모닉의 2024-2025 시즌의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서울 페스티벌’은 한국이 낳은 세계 정상급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대한민국의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며 한국 음악과 문화가 미국과 전 세계에 미친 영향을 조명하는 총 네 가지의 콘서트 무대로 꾸며졌다.
지난 6월3일 오프닝 콘서트를 필두로 일주일에 걸쳐 디즈니홀에서 펼쳐져 온 ‘서울 페스티벌’의 중요성은 LA 필하모닉이 “K-팝에서부터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같은 클래식 스타까지, 한국이 미국 음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다”며 한국 출신의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과 개성 넘치는 한인 작곡가들, 그리고 이들이 보여주는 한국의 문화적 힘을 미 주류사회와 음악계에 널리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는 기획 의도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LA필의 공연 역사상 특정 국가를 주제로 일주일 동안 공연을 기획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 페스티벌’은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이 LA 필하모닉의 위촉을 받아 총괄 기획한 ‘큐레이터’를 맡았다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진은숙은 K-클래식이 세계적 위상에 오른 지금, 한국은 ‘임윤찬 보유국’이기 이전에 ‘진은숙 보유국’이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대음악 작곡가로서 국제적 명성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서울 페스티벌’에서 선보여진 작곡가들과 연주자들은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에서부터 최수열, 윤한결 지휘자, 비올리스트 이유라, 피아니스트 최희연,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첼리스트 한재민,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빈, 그리고 작곡가 진은숙과 서주리, 박선영, 전예은, 배동진, 이성현, 이규림, 김택수, 이안환에 이르기까지 K-클래식을 대표하는 세계적 명성의 연주자들과 혜성처럼 떠오르는 신예들, 그리고 개성 넘치는 음악가들이 망라돼 있다.
■ 진은숙 작곡가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한 진은숙은 독일 함부르크 음대로 유학을 가 거장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를 사사했다.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 레지던스 작곡가(2001), 통영국제음악제 레지던스 작곡가(2005),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작곡가(2006),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2010)을 지냈다. 지난 2022년부터는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진은숙은 첫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2004년 권위 있는 작곡상 그라베마이어상을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이후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2017), 마리 호세 크라비스 음악상(2018), 바흐 음악상(2019), 레오니 소닝 음악상(2021) 등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1월 ‘클래식 음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까지 받으며 권위 있는 세계 작곡상을 휩쓸었다.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은 에른스트 폰 지멘스 재단의 이름으로 바이에른 예술원이 수여하는 상으로, 클래식 음악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진은숙의 지멘스 음악상 수상은 한인은 물론 아시아 출신으로도 최초였다.
■ 피아니스트 김선욱조성진, 임윤찬에 앞서서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대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김선욱은 매년 디즈니홀과 할리웃보울 무대에 빠짐없이 설 정도로 LA필이 특히 사랑하는 정상의 피아니스트다. 김선욱은 이번 서울 페스티벌에서 윤한결이 지휘한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한국이 낳은 세계적 연주자들 중에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같은 시기에 혜성과 같이 떠오른 바이올리니스트가 바로 양인모다. 양인모는 이번 서울 페스티벌에서 첼리스트 한재민과 함께 브람스의 더블 콘체르토를 LA 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들려줬다. 양인모는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 우승의 주역이 된 2015년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2022년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까지 우승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 비올리스트 이유라USC 손튼 음대 교수로 활약하고 있는 비올리스트 이유라는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모두 전문으로 연주하는 음악가로 유명하다. 이유라는 이번 서울 페스티벌 무대에서 김택수 작곡가의 LA필 위촉곡인 비올라 협주곡 ‘코-오(Ko-Oh)’를 LA필과 함께 세계 초연했다. 이유라는 2006년에 제6회 레오폴트 모차르트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과 2007년에는 세계적인 권위의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 수상으로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로 떠올랐다.
■ 클라리네티스트 김한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은 한국이 낳은 또 한 명의 차세대 스타 연주자다. 김한은 만 11세에 금호영재콘서트 무대로 데뷔했으며, 예원학교를 거쳐 영국의 이튼 칼리지와 길드홀 음악연극학교를 졸업했다. 2016년 자크 랑슬로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19년 ARD 국제 콩쿠르에서 2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 2023년부터 프랑스를 대표하는 오페라단으로 프랑스 문화부가 직접 운영하는 파리 국립 오페라의 클라리넷 수석으로 활약하고 있다.
■ 첼리스트 한재민첼리스트 한재민은 2021년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며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고, 2022년에는 윤이상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2024년에는 한국의 대표적 공연장의 하나인 롯데콘서트홀의 역대 최연소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될 정도로 어린 나이에도 탁월한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 플루티스트 김유빈이번 서울 페스티벌의 첫 무대에 선 플루티스트 김유빈은 2022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플루트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주목 받은 차세대 스타다. 그는 2014년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와 청중상, 2015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페스티벌 콩쿠르 우승 등을 차지했다. 지난 2024년부터는 LA 필하모닉에 버금가는 미 서부 대표 교향악단인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플룻 수석으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 제공=LA 필하모닉 협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