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러-우크라 정상회담 조율 시작”… “푸틴 2주내 회담 동의” 보도도
▶ 러, 정상회담 대신 ‘대표단 급’ 상향 언급…러 또 시간끌기 우려 여전
▶ 트럼프 압박에 푸틴 ‘진실의 문’ 직면…’영토타협·안보보장’ 쟁점 난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우크라이나 종전 계획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간 최후 담판 가능성으로 치닫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얼굴을 맞대고 전쟁을 끝내도록 하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다.
그러나 3년이 넘게 이어진 전쟁에서 찾을 수 없던 접점이 담판에서 이뤄질지가 의문인 데다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될지조차 현재로서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유럽 정상들과 회의중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전쟁 당사국의 정상회담 후 자신까지 포함한 3자 정상회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푸틴 대통령,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제안을 잇달아 청취한 뒤 내린 결단이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하향식(톱다운) 의사결정과 선이 굵은 협상·중재 방식이 드러나는 대목으로 빅딜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정상회담부터 과연 성사될지 의문이 제기된다.
일단 러시아의 공식적인 반응이 적극적이지도 분명하지도 않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 외교정책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계획의 의미를 '아이디어' 수준으로 축소했다.
그는 "푸틴,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지속적 직접 협상에 지지를 표명했다"며 "이런 의미에서 특히 대표단의 급을 올릴 가능성을 연구하는 게 필요하다는 아이디어가 논의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상대의 제안을 거부할 때 직설적인 부정 대신 아이디어를 검토하겠다는 등의 불투명한 언변으로 일관하곤 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 내내 거듭된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에도 양자 정상회담을 거부해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척결해야 할 '나치 세력'의 우두머리로 간주해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말하는 나치는 러시아 안보를 위협하는 친서방 정권으로 그가 제시한 전쟁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이기도 하다.
현재 러시아의 석연치 않은 태도를 고려하면 시간끌기가 지속될 가능성도 관측된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하는 것처럼 우크라이나와 고위급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도 접점 없는 협상을 계속 되풀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 휴전 압박에도 말로만 화답하는 모습을 보이며 침공전을 지속해왔다.
여기에는 현재 전황을 보면 불리할 게 없으며 시간이 자신들의 편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우크라이나는 장기 소모전에 따른 병력과 장비 손실, 국민들과 서방국들의 커가는 전쟁 피로도 때문에 점점 힘이 빠져가고 있다.
그 반면 러시아는 북한을 비롯한 전략적 파트너들에서 병력과 무기를 지원받아 점령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협상 성사 가능성에 대한 백악관 회의 참석자의 발언에서 푸틴 대통령이 회담에 동의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2주 안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여는 방안에 동의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회동이 2주 내에 있을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계획에 찬성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희망사항을 피력한 것인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미국과 전쟁 당사국들의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합의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서로 받아들일 수 없고 현재로서 타협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는 난제가 많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안에는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일부 영토 포기가 담긴 것으로 확인된다.
푸틴 대통령은 종전의 핵심 조건으로 친러시아 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에 대한 양보를 제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에 루한스크주를 완전히 내준 뒤 도네츠크주 중서부에 방어선을 세워 돈바스에 대한 완전 점령을 막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오픈소스 지도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의 88%인 4만6천570㎢를 점령하고 있다. 루한스크는 거의 전부, 도네츠크는 75%를 장악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침공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철수를 요구한다고 의심한다.
도네츠크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분쟁이 시작된 이후 11년 동안 공을 들여온 요새 도시들이 이른바 '요새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 철군은 푸틴 대통령이 언제라도 쉽게 지상군 재침공을 결단할 수 있도록 할 전술적 이점을 안길 것이라는 얘기다.
그뿐만 아니라 영토에 대한 타협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정치적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영토를 양도하지 못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도 영토 양보에 극도로 민감한 정서를 지니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종전의 핵심 조건으로 자국에 대한 안보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서방이 제공할 안보 보장의 방식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유럽의 주둔이나 군사지원 등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안보보장 요구, 특히 나토 가입은 논의 시작조차 용납하지 못할 금기로 못을 박고 있다.
그는 서방의 동쪽 세력확장을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한 근본 원인으로 강조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전 양대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친서방 정권 제거)와 탈군사화(외국군 배제를 비롯한 우크라이나의 무장해제)로 공표돼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안전보장에 대해 양해했다는 취지로 언급하고 있는 만큼 정치적으로 절충이 이뤄질 가능성은 지켜볼 일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의 즉각적 종식을 천명하며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의 거듭된 종전 압박에 시간끌기로 일관해왔다.
전쟁 당사국들에 대한 직접 대화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양자, 3자 정상회담이 푸틴 대통령의 진의를 확인할 '진실의 문'이 될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쏟아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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