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서울에 사는 로봇 이야기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6월8일 뉴욕 래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리는 제78회 토니상 10개 부문에 올랐다. 작품상, 남우주연상(올리브역 대런 크리스), 연출상, 각본상, 음악상, 편곡상, 무대디자인상, 의상디자인상, 조명디자인상, 음향디자인상 총 10개 부문이라니, 어찌 그럴 수 있는가, 경이롭고도 궁금했다.그래서 지난 6일 맨하탄 브로드웨이로 나갔다. 벨라스코 극장에 들어서니 무대 막 중간에 ‘MAYBE HAPPY ENDING’ 옆에 한글로 ‘어쩌면 해피엔딩’이 쓰여있다. “와우!” 하면서 기념사진부터 찍었다.서울 외곽지대에 쓸모를 다한 로봇 전용아파트가 있다. 이곳에서 단조로운 생활을 하던 올리버는 충전기가 필요해 문을 두드린 클레어를 만난다. 헬퍼봇5인 올리버는 다소 뻣뻣한 연기를 로봇처럼 하고 진보된 헬퍼봇6인 클레어는 인간처럼 보인다. 버전이 다르지만 올리버는 충전기 코드를 개조하여 도와주면서 둘은 왕래하게 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연방 의회의 공화당이 추진하는 감세 정책의 후폭풍이 이제는 미국 내 복지 사각지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메디케이드 삭감은 캘리포니아의 저소득층 건강보험인 메디캘(Medi-Cal)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의료 접근성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남가주 지역 의료계와 커뮤니티 단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닌 생존의 외침이다. 이들은 지난 14일 LA 한인타운 인근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메디캘 삭감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안은 더 이상 특정 커뮤니티나 인종, 계층의 문제가 아니다. 저소득층, 이민자, 장애인, 노인, 어린이, 재향군인 등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본다.이에 더해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내놓은 ‘불법체류 신분 신규가입 금지’ 및 ‘기존 가입자 보험료 부과’ 예산안은 실질적으로 이들의 의료 사다리를 끊겠다는 의미다.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삶의 여유를 잃은 한
한국에서 6월3일 치러지는 제21대 조기 대선을 위한 재외선거가 이제 나흘 뒤인 20일부터 치러진다. 이번 대선을 위해 유권자 등록을 마친 영주권자와 미국 체류 한국 국적자들이 차기 한국 대통령을 뽑기 위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LA 총영사관을 비롯한 관할지 내 4개 투표소가 운영되는 것은 그동안의 재외선거 때와 마찬가지다.이번 대선을 앞두고 공직선거법의 재외선거 관련 규정들이 재외국민을 차별하고 손쉬운 투표권 행사를 제한하는 등 투표 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해외 한인사회에서는 재외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입을 모아 이같은 지적을 하며 재외 유권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정을 요구해왔지만 결국 이번 대선도 의미 있는 변화 없이 재외선거에 임해야 될 상황이다.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거주하고 있는 700만이 넘는 재외동포들 중 재외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재외국민의 수는 3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제20
한류의 기세가 오늘날 같지 않았던 2007년의 일이다. 중유럽의 먼 나라 체코에 한국 문화유산 전시실이 처음 생겼다. 체코가 우리에게 낯선 만큼 그들에게도 한국은 아시아의 낯선 나라였을 터. 으레 있을 법한 개막 행사가 진행된 뒤 정작 놀랄 만한 일이 펼쳐졌다.여느 평범한 주말 오후 박물관을 찾은 체코인들은 한국 교민들과 한·체코 친선협회가 마련한 소박한 행사를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태권도 관람이며 한글 서예 체험, 김밥 나누기 등등. 순간 머리를 스치는 것은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아니었다. 낯선 이국 문화를 편견 없이 즐기는 체코인들의 넉넉한 마음이었다.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오랜 시간 시련을 겪어온 한국인들은 세계 무대 위에서 강고한 문화 정체성을 구축해온 일을 자랑스러워한다. 자존을 지키고 문화 영토를 넓히는 데 큰 보탬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문화를 세계 속에 널리 알리는 일에 적극적이다. 어느새 ‘교류’라 쓰고 ‘홍보’라고 읽는 일을 자연스럽게 여기게 됐다. 모
올해는 선교사가 조선에 입국해 복음을 전하기 시작한 지 140주년이다.몇 년 전 미국에서 태어난 손주들과 함께 고국을 방문했다. 우리 고유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민속촌과 박물관 등을 방문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곳, 선교사 145명이 잠들어 있는 양화진 묘지다. 한국에 복음을 전파하다 순교한 분들의 자취를 둘러보며 일일 성지 순례길에 오른 것이다. 조선인보다 조선을 더 사랑했던 그들이 뿌린 씨앗으로 인해 놀라운 복음의 열매가 맺히지 않았는가. 그들은 낯선 얼굴로 조선의 밀알이 되어 기적을 이루어냈다.그 후 캐나다 한카 문화예술원 공연을 위한 대본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선교사님들이 뿌린 헌신으로 나 역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흔쾌히 응했고, 보도자료와 기록을 찾아보았다.19세기 일제 강점기, 조선 땅은 어둠과 가난에 묶여 희망이 없었다. 민비 시해 사건 후, 고종황제의 주치의였던 언더우드는 고종을 일본으로부터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서양 의술을 도입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