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2일 오전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성묘객 실화 추정)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동쪽으로 번져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위협하고 있다. 신라시대 의상이 창립한 1,000년 고찰 고운사는 잿더미가 되고 불길이 지나간 과수원, 농장, 산림은 폐허가 되어버렸다. 산골마을은 온통 타버려 사상자가 속출했다.의성 산불 소식이 들리자 친구들로부터 의성에 선산이 있지않느냐는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대구의 친척 동생에게 전화를 하니 산불이 바람 방향인 동쪽으로 가면서 안계와 교촌면은 초토화가 되었지만 부모님 선산이 있는 곳은 남쪽이라 괜찮다고 했다.시골에 사는 친척 동생은 멀리서 불이 보이긴 하나 내일 비가 내린다니 큰비가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봄이라 나무가 메마르고 산에 골이 깊다 보니 불이 말 그대로 날아다닌다고도 했다.의성에는 기차역은 물론 시원한 고속도로도, 변변한 고층아파트도 없다. 그래서 서울에서 성묘를 가려면 시간도, 길도 어렵다. 누군가 차로 데려다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이 날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불체 이민자들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천명하고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총동원해 벌이고 있는 이민 단속은 중범죄자나 상습 밀입국자 적발 추방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단순 체류신분 위반자들에 대한 무차별적 구금 등 갈수록 실적 보여주기식 양상을 띄고 있다. 강경 이민 단속과 국경 강화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범죄와 마약으로부터의 미국 보호라는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다.트럼프 정부는 그 과정에서 지난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EA)까지 근거로 동원해 베네수엘라 국적자 수백명을 범죄조직원으로 일방적으로 지목, 재판 등 절차 없이 항공편으로 엘살바도르로 추방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그 과정이 적법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연방 법원에서 이같은 조치의 시행을 중단하고 추방 항공편을 되돌리라는 판결을 내렸는데도 트럼프 당국은 판사 명령을 고의적으로 무시하며 사법부와의 마찰도 불사하고, 해당 판사의 탄핵까지 거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미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오는 4월 2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외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로 연간 1,000억달러의 세수 증가를 기대한다”고 말하면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가 미국 자동차 제조 산업의 부흥에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소비자 단체들과 경제학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차량 관세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한층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하게 되는 등 이번 관세의 최대 피해자라는 분석이다.월스트릿저널(WSJ) 등 주요 언론들은 이번 관세로 미국 내서 판매되는 외국 생산 자동차의 판매 가격이 적게는 3,000달러에서 많게는 6,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방정부는 추가 세수를 확보하겠지만 결국 이 돈은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오게 된다. 멕시코와 캐나다, 일본 등이 보복 관세로 대응할 경우 자동차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대상은
18세기 스코틀랜드 경험론의 대표적인 철학자인 흄(David Hume)은 인간의 사고가 유사성, 근접성, 인과성을 기반으로 한 연상의 법칙(Laws of Association)을 따른다고 했다. 이는 우리가 특정한 개념을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관련된 기억과 이미지가 연쇄적으로 떠오르는 현상을 설명한다.오랜만에 남가주를 방문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Wiener Philharmoniker)의 연주는 이 법칙을 다시금 실감하게 했다. ‘빈 필’ 하면, 오스트리아 빈, 신년음악회, 왈츠, 요한 슈트라우스, 빈 필을 지휘했던 거장들, 빈 필의 연주를 보러 갔던 콘서트홀들, 그리고 그때의 벅찬 감동까지도 한꺼번에 연상된다. 지난 11일 오렌지카운티 시거스트롬 홀에서 라이브로 본 빈 필의 연주는 그런 아련한 기억과 감동의 순간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황홀한 경험이었다.1842년 창단된 빈 필은 왕실극장 소속이 아닌 독립적인 오케스트라로 출발했다. 빈 국립오페라극장의 단원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
1879년 겨울은 모네에게 혹독했다. 궁핍한 시절을 함께 견뎌왔던 아내 카미유가 그해 9월 서른두 살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따뜻하고 인내심이 강했던 그녀는 모네가 빈곤과 절망으로 가득 찬 세월을 견디게 해준 인생의 동반자였다. 아내를 잃은 슬픔과 함께 모네는 가혹할 만큼 냉담했던 화단의 평가를 감내해야 했다. 파리의 미술 시장에서 그의 실험적인 인상주의 화풍은 주목받지 못했고 어렵게 판매한 작품을 환불해줘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결국 홀로 어린 두 아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모네는 동료들에게 돈을 빌리는 편지를 써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 시기 절망의 끝에 선 그는 ‘베퇴유의 해빙’ 연작을 제작했다.1879년 12월에서 1880년 1월 사이 파리 인근 지역에는 많은 눈과 서리가 내렸다. 급격한 기온 하강으로 센강은 완전히 얼어붙었고 강줄기를 따라 이뤄지던 주변 지역 간의 인적 왕래는 중단됐다. 1880년작 베퇴유의 해빙에는 적막한 겨울 풍경이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다. 최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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