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문대 입학생들이 말하는 "우리집 뒷바라지"
▶ 매사 관심보이되 가급적 자녀의견 존중 바람직
미국에도 ‘고3병’이 있다고 한다. 이 고3병은 학생만 겪는 것이 아니다. "자녀교육 시키러 미국 온" 부모들도 대입시를 앞둔 자녀 옆에 꼬박 붙어 앉아 자나깨나 마음 졸이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큰 차이가 없다. 점점 명문대 들어가기가 어려워지는 요즘. 하버드, 예일, 칼텍등 최고 대학들로부터 입학 허가서를 받은 자랑스런 한인 학생들이 있다. 자식 키우는 사람이라면 너무나 부러운 나머지 꼭 묻고 싶은 이야기-도대체 어떻게 공부했고 어떻게 뒷바라지했을까? 주인공들로부터 들어본다.
명문대 입학 허가서를 받아든 학생들이 말하는 자신의 부모에 대한 의견중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성적뿐 아니라 매사에 관심을 보여준다 ▲그러나 극성은 금물이다 ▲초등학교가 중요하다 ▲아버지가 교육에 신경을 많이 썼다 ▲독서를 많이 시켰다는 것 등이다.
밴나이스 고등학교에서 하버드대에 진학하는 황나혜(17)양, 펜실베니아대(유펜) 와튼 경영대학에 진학하는 조나단 이(17)군과 지니(17)양, 칼텍에 진학하는 최지환(17)군,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는 이우주(17)군은 이렇게 말한다.
"부모가 학교나 성적에 대한 것만 물으면 아무래도 진정으로 자녀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의문을 갖게 마련이죠. 숙제했냐, 공부해라 만으로 끝나는 대화가 아니라 부모가 친구가 되어줄 때 학업의욕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지니 양의 어머니 유호숙(47)씨는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자녀를 픽업한 오후부터는 비즈니스를 종업원에게 맡기고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조나단군의 어머니 이현숙(43)씨도 아들이 필드트립 등을 갈 때면 부모중 한 명이 꼭 같이 가고 필요로 하는 것은 다 따라주었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밴나이스 고교와 같은 큰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부모를 통해 친구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점에서 부모가 학교나 학부모회에서 활동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들이 한결같이 동의하는 또 한가지는 명문대학에 가야겠다는 동기를 갖는데 부모의 압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압력은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서로 신뢰를 잃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우주군은 아버지가 매일같이 육사에 갈 준비가 됐냐고 압력을 넣자 ‘순전히 반항으로’ 시카고 대학에 가려 했다고 말한다. 우주군이 웨스트포인트로 가기로 한 것은 육사에 대해 읽고 혜택을 배우면서 비로소 스스로 육사에 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황나혜양은 부모가 자기를 덜도 말고 더도 말고 적당하게 밀어준 것이 가장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무조건 부모의 입장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격려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환군의 어머니 최혜리(44)씨는 지환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1등하고 A받는 아이는 아니었다며 교육철학이 ‘아이를 애답게’ 키우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교과서만 읽는 공부에만 치중하지 않고 여러 환경에 노출시키려고 노력했고 공부에 신경 쓴 것은 지환군이 중학교를 졸업할 때부터였다는 것이다.
한편 부모중 한 명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도록 밀어붙이는 면이 있으면 다른 부모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현숙씨는 조나단을 기르는데 자신보다도 아버지가 교육에 신경을 더 많이 썼다며 위엄 있는 아버지이기보다 친구 같은 아빠로서 조나단을 도와주고 학교 자원봉사도 해줬다고 한다. 나혜양도 학교 일은 엄마와 함께 얘기하는 경향이 있고 스트레스는 아빠가 풀어주었다며 아버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그것은 무조건 공부만 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자녀의 흥미를 알고 키워주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유호숙씨의 교육 철학은 억지로 시키지 않고 지니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열심히 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겠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최혜리씨도 지환군이 좋아하는 스포츠 카드 등을 모으도록 도와주고 스포츠 매거진도 사주면서 흥미 있는 것에 대해 독서를 하도록 유도했다. 또 최씨는 돈을 모아서 동부, 하와이 등으로 여행시키는 등 다양한 환경을 접하도록 노력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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