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한인 예술계에서 가장 바빴던 동네는 바로 미술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단한 창작활동이야 문학계나 음악계도 누구 못지 않았지만 ‘결과물’을 소개하는 자리인 전시회의 종류와 횟수가 어느 예술계 보다 많았다.
특히 올해는 한인 작가들과 미국작가들의 그룹전이 활발하게 진행돼 문화교류 확대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 5월 UCLA 해머뮤지엄에서 열린 전시 ‘스냅샷’은 민연희, 임원주씨 등 한인 작가를 포함한 25명의 LA지역 젊은 작가들이 발랄한 재능을 함께 선보인 자리였다.
6월에는 한인 여성작가와 멕시코 여성작가들이 뜻을 모아 6인전을 시도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또 같은 달 조현숙씨는 LA시 문화국에서 후원하는 노스할리웃 챈들러블러버드 철로변 공장지대 벽화꾸미기에 참여해 14명의 미국작가들과 공동작업을 마치기도 했다.
7월부터 진행된 LA 비엔날레는 LA지역 총 62개의 화랑이 참여한 대규모 미술축제로 이 행사에는 LA한국문화원, 엘렌 김 머피 갤러리, 차이나타운 인모갤러리 등 한인 갤러리가 참여해 독자적인 전시회를 선보여 주류사회의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10월에는 CS 파인아트에서 주류작가와 한인 작가의 판화전 ‘불랙 앤 화이트 & 블루 투’가 열렸다. 이 전시에는 심문섭, 현혜명, 마이크 채프만, 데이빗 하인스 등이 다양한 판화 작품을 다수 소개했다.
앤드류 샤이어 갤러리에서 11월에 있은 기발한 전시회 ‘깜짝, 깜짝’은 한인 작가들과 미국작가들이 한 주제아래 펼쳐낸 개성 강한 전시회로 대중문화 속에 숨겨진 가볍지 않은 코드를 해석해내는 작가들의 시각이 돋보인 자리였다.
같은 달 현대화랑에서는 한일 작가들의 그룹전 ‘동양의 새로운 물결’이 진행됐다. 또한 11월20일부터는 강애자씨 등 미주작가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후쿠오카 등지에서 미일작가 국제교류전을 갖기도 했다.
2001년 한해는 한인 작가들이 주류갤러리를 무대로 많은 전시회를 연 것으로도 의미가 깊다. 지난 7월 앤젤스 게이트 컬추럴센터에서 있었던 ‘22인전’은 주류화랑에서 드물게 대규모로 한인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 전시회였다.
’두개의 반도’라고 이름 붙은 이 전시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중인 한인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접한 기회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1.5세 작가 오지영씨가 아트코어 부루어리 어넥스에서 개인전을 가진 것을 비롯, 민진아 (어바인 밸리 칼리지), 박삼영(BGH 갤러리), 배영선 (아트코어센터), 오순자(BGH 갤러리), 강현애, 박효정(엘리자베스 에드워드 갤러리)씨 등이 인지도 높은 미국화랑에서 전시회를 열어 다양한 관람객들과 만난 것도 큰 소득으로 꼽힌다.
이렇듯 풍성했던 미술계는 화제도 역시 만발했었다. 지난 5월 코카콜라사에서 9개 대도시를 통해 주관한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는 에스더 이양 등 무려 17명의 한인 미술꿈나무들이 대거 입상했고, 이제는 흔적조차 사라진 소중한 한국의 사찰미술을 70년대에 5,000여장의 슬라이드에 담아 보관한 칼 스트롬 부부의 이야기(본보 8월20일자)와 작품들이 소개돼 한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밴나이스 지역에서 파격적인 설치작품으로 미국내 문화게릴라 활동을 시작한 한인 작가들의 모임 ‘ICAF’의 활동개시는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1.5세 설치작가 신경미씨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파운데이션에서 수여하는 1만5,000달러의 예술가 지원기금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미술계를 끌어가는 남가주미술가협회은 지난 11월 신임회장단을 선출했는데 회장 조현숙씨를 포함한 4명의 회장단이 모두 여성이자 1.5세 작가라는 공통점을 가진 것으로 화제를 낳았다. 미협은 지난 8월 웹사이트 제작기금 마련을 위한 소품전을 열었고 10월에는 회원정기전을 가졌는데 두 번의 전시회는 총 50여명의 작가들이 회화, 공예, 조각, 설치 등 다채로운 작품을 소개한 자리였다. jjrh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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