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칼럼에서 학업 성적과 관련하여 학년 석차와 고등학교 수준에 관해서 설명했는데, 마지막으로 학업 성취도에 관해 살펴보기 전에 고등학교 선택에 관해서 학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인식을 고쳤으면 한다.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야 할지 공립학교에 보내야 할지, 또는 ‘더 좋은’ 공립학교를 찾아서 학군을 옮겨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하고 고민하는 한인학부모들이 많다. 수준이 높은 고등학교를 다니면 어려운 대학 수업을 따라가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많다. 하지만 이것은 일단 대학에 ‘입학한 이후’의 일이다. 따라서 좋은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것이 입학심사 과정에서, 즉 대학 ‘입학 이전’에도 반드시 유리하다고 획일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학부모나 학생들이 정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것이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생이 ‘어느 학교를 다니든지’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고 그 안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그런 학생을 원한다. 학생이 다닌 학교가 ‘좋은’ 학교인지 나쁜 학교인지는 입학사정관이 크게 따지지 않는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하버드나 MIT에 입학한 우수한 학생들 가운데 전국적인 평가가 낮은 공립 고등학교 출신들도 많았다. 이들은 소위 좋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누리는 특별한 혜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어렵고 제한된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이 속한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뛰어난 학생들이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입학사정관들은 학생이 ‘어떤 학교’를 다녔는가보다는 그 학생이 ‘어떤 학생’인가를 더 중요시한다.
마지막으로 입학사정관들은 학업성적이 ‘지속적으로 상승한’(Upward Trend) 학생을 선호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좋아지고 과외활동의 수준도 향상된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만약에 9학년 때 전과목 A를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10학년과 11학년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이 향상되는 것이 중요하다.
향상된다는 것(Improvement) 자체가 매우 중요하며 입학사정관들은 이에 대단한 비중을 둔다. 그러므로 학업 성적과 관련한 결론은 포괄적인 측면에서 학업 성취도가 뛰어난 학생을 입학사정관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입학심사의 전체 과정에서 고려되는 요소 중 두 번째인 학력평가시험(Standardized Tests), 특히 SAT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SAT를 비롯한 다른 학력평가에서 획득한 점수는 입학심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학교 성적이 그렇듯이 전국 수준의 학력평가시험(AP, SAT I & II)은 학생들의 학업 능력과 앞으로의 학문적 잠재력을 보여주는 가치 있는 척도가 된다.
물론 SAT가 지적, 학문적 잠재력을 정말로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많음을 필자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SAT는 언어와 수학 능력에 관한 한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평가방법이다. 비록 SAT(I, II)와 같은 전국 학력평가시험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떤 기준의 역할은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하겠다. 즉 모든 학생이 동일한 시험을 본다는 것이 학력평가시험의 장점인 것이다.
전국의 고등학교들이 학교마다 그 수준이 다르고 선생님들의 성적 평가 기준도 다를 뿐만 아니라 개설하는 과목의 종류와 수준도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SAT는 전국적으로 하나의 동일한 기준으로 학생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각 고등학교가 제공하는 학업 성적이 지역적(local)인 것이라면 SAT 점수는 전국적인(national)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입학사정관들이 AP와 SAT 성적을 어떻게 이용하는가와 새로운 SAT 시험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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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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