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스 무차별 패싱에 상대 속수무책
버카니어스 수비진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
오는 27일 샌디에고 퀄컴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수퍼보울 XXXVII(37)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매치업은 오클랜드 레이더스 오펜스 대 탬파베이 버카니어스 디펜스의 대결이다. 흔히 ‘창 vs. 방패’ 대결로 불리는 오펜스 대 디펜스 구도는 지금까지 빅 게임을 분석할 때마다 흔히 사용된 표현이라 진부하다는 느낌부터 들지만 이번만큼은 케이스가 다르다. 레이더스는 이번 시즌 NFL에서 오펜스 랭킹 1위팀이고 버카니어스는 디펜스 랭킹 1위팀. 올해로 37회째를 맞는 수퍼보울 역사에서 시즌 오펜스 1위팀과 디펜스 1위팀이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 vs. 방패’라는 표현이 완전히 딱 들어맞는다.
수퍼보울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매치업이지만 승패를 제쳐두고라도 최고의 창과 최고의 방패가 충돌, 자웅을 겨루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풋볼팬들에게 상당한 매력적이다.
레이더스 오펜스의 특징은 러싱공격이 거의 형식적인 수준이고 대신 80%이상 공격이 패싱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 레이더스는 올해 게임당 38.7개의 패스를 시도해 세인트루이스 램스에 이어 리그 최다패스랭킹 2위를 기록할 만큼 거의 매 게임 ‘던지고 또 던지는’ 식의 1차원적 오펜스를 구사했다. 러닝과 패싱이 이처럼 불균형을 보이면 좋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나 올해 레이더스는 숏 패싱이 사실상 러싱공격의 역할을 대신하는 시스템으로 상대 수비들을 초토화시켜왔다.
NFL 15년차 베테랑으로 시즌 MVP로 뽑힌 쿼터백 리치 개넌은 정확한 패스와 상대 디펜스를 읽는 노련한 눈, 그리고 숏 드롭과 빠른 패스 연결, 민첩한 기동력으로 레이더스를 수퍼보울로 이끈 공격의 핵이었고 라이트태클 링컨 케네디가 주축이 된 특급 오펜시브 라인은 패싱 일변도 오펜스가 통할 수 있도록 해 준 지렛대 역할을 한다. 개넌의 속사포처럼 빠르고 정확한 패스는 와이드 리시버 3총사인 제리 라이스, 팀 브라운, 제리 포터는 물론 러닝백 찰리 가너와 타이트엔드 덕 졸리 등 타깃을 가리지 않고 날아가 꽂히며 특히 올해 962야드 러싱을 뽑아낸 러닝백 가너는 동시에 91개의 패스캐치를 기록, 팀 내 리시빙 랭킹 2위에 오를 만큼 러싱과 패싱에서 모두 디펜스의 요주의 대상 1호다.
이에 맞서는 버카니어스 디펜스는 단연 NFL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초특급방패다. 민첩성에서 개넌을 능가하는 탑 쿼터백 다나븐 맥냅(필라델피아 이글스)과 마이클 빅(애틀랜타 팰콘스)도 버카니어스 디펜스앞에서는 거의 힘을 쓰지 못했다. NFL “올해의 수비수”로 뽑힌 라인배커 데릭 브룩스는 인터셉션과 펌블 리턴만으로 4개의 터치다운을 뽑아냈고 디펜시브 엔드 시미언 라이스는 리그 최고인 15.5개의 쿼터백 색(Sack)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수년간 NFL 최고의 디펜시브 태클로 군림해 온 워렌 샙이 중앙에 딱 버티고 있는 버카니어스 디펜스 프론트7(라인맨+라인배커)의 위용은 오펜스의 숨을 막히게 할 정도다.
더욱 상대팀을 기막히게 하는 것은 버카니어스 후방을 맡은 세컨더리가 어쩌면 프론트7 보다 더 뛰어날지 모른다는 것. 잔 린치는 현 NFL 최고의 스트롱 세이프티로 꼽히며 론데 바버와 브라이언 켈리도 NFC 결승 MVP와 리그 인터셉션 랭킹 1위가 말해주는 탑 클래스 코너백이다. 전임 토니 던지 감독부터 사용해 온 유명한 ‘커버-2’ 시스템을 구사하는 버카니어스 디펜스는 전광석화 스피드를 자랑하는 2명의 코너와 3명의 라인배커가 다양한 커버리지와 블릿츠 패키지로 상대 오펜스의 얼을 빼놓는데 여기에 말리기 시작하면 아무리 뛰어난 오펜스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기 일쑤다. 과연 최고의 창과 최고의 방패의 격돌은 어떻게 판가름날까. 수퍼보울 XXXVII의 최고 하이라이트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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