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에 파병된 뉴욕 메트로폴리탄 인근 지역 한인 미군 가족들이 30일 한자리에 모여 한인사회로부터 감사의 뜻을 전달받고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들, 딸, 조카, 남편 등이 이라크 전에 파병, 또는 파병명령을 받고 대기중인 한인 미군 28명의 가족 60여명은 ‘한인민주연합회’(회장 배시영)와 뉴욕한국일보가 벌이고 있는 ‘옐로 리본’ 달기 캠페인 일환으로 이날 오후 7시30분 플러싱 영빈관 식당 VIP 룸에서 마련된 ‘한인 미군 참전병사 가족 위안의 밤’ 행사에 참석, 주최측을 비롯한 40여명 한인사회 대표들과 함께 식사와 대화를 나누었다.
필립 윤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한문수 목사의 기도와 묵념으로 시작, 배 회장, 뉴욕한국일보 신학연 사장, 가족 서포트 그룹 임천구 위원장, 한국참전용사협회 살 스칼라타 대표 등의 인사말에 이어 조원일 뉴욕총영사의 축사가 있었다.
또 주최측은 현재 한인사회와 미 주류사회로 확산되고 있는 ‘옐로 리본’ 달기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하고 가족들에게 일일이 ‘옐로 리본’를 달아주었으며 식사후에는 가족 대표들의 ‘자식 자랑’ 순서도 가졌다.
배 회장은 이날 한인사회를 대표해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모든 한인 미군들이 무사히 귀환할 때 까지 ‘옐로 리본’ 달기 캠페인을 계속 전개할 것을 다짐했다.
신 사장은 "이라크전에 한인참전 용사가 많은 것을 보고 미국이 우리의 제2의 조국이라는 점을 깨닳았다. 1세들은 참전용사들의 땀과 피, 고귀한 희생을 잊지말고 그들의 노고를 훌륭한 한인사회가 미 주류사회에 당당히 자리잡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총영사도 축사에서 "여러분의 자녀들은 한인동포사회를 대표해 세계 평화 유지, 국제테러리즘 근절을 위해 출전한 것으로 미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만큼 여러분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파병한인과 가족들의 희생으로 한인사회가 주류사회 한가운데로 다가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위안했다.
이에 앞서 공군상병으로 파병명령을 받고 대기중인 로리 임(22)씨의 부친이자 참전 한인가족들을 위해 구성된 ‘가족 서포트 그룹’의 임 위원장은 위문편지 및 케어 패키지 보내기 운동 등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가족들에게 설명하고 우정국을 통해 마련한 케어 패키지 박스, 미군 용어 안내문, 미국 역대 전쟁 및 전쟁기간 도표 등을 참고자료로 배포했다.
참전 가족들은 주최측이 ‘옐로 리본’ 1만여 개를 무료로 제작, 기증한 이동욱·노은희씨 부부에게 ‘옐로 리본’을 달아주는 순서에서는 뜨거운 박수와 감동의 눈물을 아끼지 않았으며 자식자랑 순서에서도 주최측과 한인사회에 감사를 잊지 않았다.특히 해군병장으로 지난 2월 쿠웨이트에 파병돼 현재 전쟁터에 투입된 변박사(29)씨의 부친, 변시환씨는 이날 태평소로 아리랑을 연주,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날 행사는 참석자 전원이 오른손을 치켜들고 ‘신의 축복이 미국에’, ‘신의 축복이 한국에’ 구호를 외치는 순서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한편 행사 소식을 접한 한아름 마켓 권일연 사장과 김준택 전 뉴욕한인체육회장은 각각 1,000달러를, 뉴저지 뉴왁에서 ‘아크 고메이 카페’를 운영하는 김무경씨는 500달러를, 방준재 청소년재단 이사장을 100달러를 이날 ‘한미민주연합회’측에 기증했으며 ‘호 꽃집’은 행사장을 장식한 옐로 리본을, ‘개성간판’은 행사 배너를 가족들을 위해 각각 제공했다.
■ 참전한인 가족 위로행사 이모저모
"매일 기도 드린다" 눈물 펑펑
"몸 성히 돌아오길 바랄 뿐"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한인들끼리의 첫 만남이 된 이날 행사에서 부모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사진을 보여주고 편지를 나눠 읽으며 마음껏 자식 자랑으로 서로를 위안했다. 한인사회의 감사의 뜻이 행사장을 가득 매운 이날 만찬에서 가족들은 잠시나마 괴로움으로부터 해방, 흐뭇한 시간을 가졌다.
⊙...찰리 임 ‘파병 한인 가족 서포트 그룹’ 위원장은 "군인들이 얼마만큼 용감하게 싸우느냐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전쟁이 끝난다. 또 용감하게 싸우는 군인들은 안 죽는다. 그래서 용감하고 후퇴할 줄 모르는 한인들은 전쟁터에서 안 죽는다"고 가족들을 위안했다. 그는 파병 한인들이 나라를 위해서, 세계평화를 위해서 싸우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그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기에 우리가 편하게 잠을 자는 것임을 강조했다.
⊙...전쟁터에서 보내온 편지, 엽서, 전자우편 등은 하나같이 "그리운 아버지, 어머니, 누나, 형, 동생"으로 시작된다. 그들은 피비린내 나는 전투 현장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건강과 괴로움을 달래는 성숙함을 보이고 있다.
⊙...아들 홍사활 육군특수부대원은 이라크에, 딸 홍은미 공군간호병은 오만에 파병된 강정선씨는 자식들이 "군에 지원할 때 그렇게 말렸는데 군에 가더니 정신적으로 기반이 잡히고 너무도 달라져 이제는 자랑스럽다"고 털어놓았다. 강씨는 자식자랑 순서에서 파병 소식을 접했을 때 "쇠뭉치로 가슴을 두들겨 맞는 것 같았다"며 "하나님께 연합군을 도와주세요, 단 1사람도 피해 당하지 않고 잘 싸우고 돌아오도록,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혜롭게 잘 승리로 이끌도록 매일 기도 드리고 있다"고 발표하며 참고있던 눈물을 터뜨렸다.
⊙...가족들은 하나같이 한인들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데 일부 한인들이 반전 및 반미시위를 하고 있다는데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 해병하사 딸 봉재희씨와 사위가 출전한 봉용호씨는 "수천 명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간 9.11 테러는 테러리스트들의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오늘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는 것은 테러와의 전쟁이요, 미국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것을 우리가 알아야 한다"며 "이미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 미국의 정책을 규탄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군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들임은 물론, 적군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고 성토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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