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류사회와 한인사회 각계각층에서 다년간 봉사활동을 펼쳐온 한인 여성들이 지난 9일 한국일보에서 첫 모임을 갖고 ‘1세 여성 교육’과 ‘여성 정체성’에 대한 계몽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한인사회의 100년 대계를 위한 여성들의 역할을 재인식하고 서로의 역량을 모아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한인사회의 당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속적인 만남을 갖기로 했다. 2시간 여 동안 진행된 이날 모임을 통해 참석들은 한인 여성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공감, 다음달부터 매달 한번씩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여성들의 사회참여와 역할에 대한 다양한 세미나와 포럼 등을 개최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사회 여주영 본사 논설위원
이민 100주년을 맞아 우리 미주 한인여성들의 현재 위치를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100년을 새롭게 준비하자는 의미로 오늘 모임을 마련했다. 특히 방향을 잃고 흔들리고있는 한인사회를 바라보며 우리 한인여성들이라도 뜻을 모았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됐다. 우리 여성들이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기를 바라며 이 같은 모임이 지속되는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있기 바란다.
▶황미광 <이민 100주년 출판위원장>
한인들은 사람 ‘모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이기’ 인데(웃음). 뉴욕한인사회에는 현재 500개가 넘는 단체가 있다. 우리가 구상하는 네트워크에는 기존 단체에 참여하지 않았던 숨은 인재들이 대거 참여하길 바라며 한인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이 심도있게 논의됐으면 좋겠다. 또한 다양한 만남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우리가 드러나지 않는, 한마디로 객석에 있는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그런 멋진 모임을 기대한다.
▶한양희<전 뉴욕시 인권담당관>
동양 문화권 사고방식 그대로 미국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잘못이다. 교육과 계몽을 통해 여성 스스로가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누구이며 ‘한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 확립이 우선돼야 하며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여성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항상 여성 상호간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해결점을 모색해야 하며 새로운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소니아 장<한·흑 연대기구 대표>
미국에 살고있는 90%이상의 한인들이 ‘집, 직장, 교회’ 라는 고정된 삼각형 틀에 매여 사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이 삼각틀 이외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미 주류사회로 진출해야만 한다. 한인사회에 팽배해 있는 ‘우리가족, 우리교회, 우리 커뮤니티... ‘우리끼리’ 라는 의식은 ‘우물 안의 개구리’로 전락 우리를 나약한 소수계로 전락시킬 뿐이다. 이는 결코 올바른 것이 아니다. 사회를 봐야하며 내가 살고있는 미국을 알아야 한다. 미 주류사회에 적극 참여하는 미주한인이 되기 위해 주류사회에 참여, 그들과 함께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고정숙<아시안 아메리카 대표>
1세 한인 여성들에 대한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민 가정의 문제는 아이들로부터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 한국적 가치관, 한국적 교육을 아이들에게 무조건 강요하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어머니의 역할이 가정에서 중요한 만큼 1세 어머니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의 채널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교육을 시켜야한다. 우리 아이들을 미래의 주역으로 키우길 원한다면 부모들이 먼저 미국의 교육 시스템을 알아야 하며 미 주류사회 진출 방법 등을 배워야한다.
▶박기원<미 연합감리교회 여성회 회장>
고 선생 말씀처럼 아직은 늦지 않았다. 우리 1세 엄마들이 먼저 미국을 알아야 하며 이를 위해 계속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엄마들이 먼저 미국의 교육시스템, 예절, 문화 등을 이해한다면 아이들은 자연히 엄마를 따를 것이다.
▶김인자<26학군 교육위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교육’이다. 자녀교육과 남성교육(웃음) 그리고 우리 여성교육. 한인사회 500여 단체들이 우리 아이들과 그들이 다니는 학교를 지원한다면 많은 부분이 바뀔 것이다. 자신이 속한 지역 커뮤니티 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학교 행사를 지원하고 학교에 비품을 기부하는 일은 결국 우리 자녀들을 이롭게 할 것이다. 중국 커뮤니티가 좋은 모델이다. 조그만 기부, 조그만 관심이 우리사회를 변화시킬 것으로 확신하며 이에 대한 계몽이 있어야한다.
▶서재숙<가정주부>
부부의 문제는 이민사회 가정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민 온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아직까지 봉건적인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한 남자들이 많은 것 같다. 만약 우리 아이들 머리 속에 ‘아빠’ 밑이 ‘엄마’라는 생각을 갖게된다면 그것 또한 아이들의 큰 고민거리가 된다. 아이들에게 함께 하는 아빠, 함께 하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한다. 집안 일도 함께 하고 사회봉사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 본을 보여야 한다.
▶유은희<뉴욕시 인권국 커미셔너>
얼마 전 한인 2세들만을 위한 모임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2세들의 말에 좀더 귀를 기울여하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우리 모임이 1세와 2세의 자연스러운 연결고리가 되길 바란다.
▶방경자<전 뉴욕지구 여성회 회장>
100년 전 이 땅에 이민의 역사를 일구신 우리 이민 선조께 감사를 표한다. 다가오는 100년은 우리한인들이 이민사회를 주도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주류사회에 진출해야하며 미국을 알아야 한다. 미 주류 미디어에 대한 관심도 높여 삶의 질을 높이는 한인들이 되길 바란다.
▶이채임
인구가 증가하면서 비례적으로 한인 자녀들의 탈선도 늘어난 것 같다. 이는 결국 우리여성 아니 우리엄마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기관이든 우리 아이들을 리드하는 기관이 나와야한다. 우리모임이 그런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모임이 되길 바란다.
▶방욱혜<한인교사협회 회장>
우리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걱정이다. 문제는 우리 아이들에 대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이는 언어의 문제가 아닌 아이들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라 하겠다. 미국에서 교육받고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표현하도록 배운다. 그런데 때로 우리는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버릇없다고 나무라기도 한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태도가 필요하며 그들과 실질적으로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이 모임이 아이들과 부모 모두에게 정체성을 심어줄 수 있는 모임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정리: 이진수 기자>jinsu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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