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노인 47%, 돈 없어 사회복지 혜택도 못받을 정도
한인 등 아시아계 노인 60%, 빈곤선이하 생활고 허덕
노인들 대부분, 불황탓에 생계비벌충 푼돈벌이도 막막
미국이 노인천국? 천만의 말씀이다. 물가에다 생계비에다 온갖 것들이 치솟았는데 노인연금은 1950년대 수준이다. 샌프란시스코처럼 생계비가 많은 드는 곳이라고 더 주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유례드문 경제불황이다. 젊은층마저 직장에서 내몰리는 판에 생계비 벌충을 위한 노인들의 푼돈마련 길은 한층 막막해졌다. 엎친 데 덮친 노인층의 고충은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나 라티노 등 소수계 노인들에게 특히 심하다.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전미 소수계 언론연합 뉴 아메리카 미디어(New America Media)의 레슬리 캐시미어 기자가 보도한 불황시대 캘리포니아 노인들의 살아남기 몸부림(원제 / Barely Getting By: Seniors Struggle to Survive)을 옮겨 싣는다.
<편집자 주>
수많은 노인들이 렌트비를 거르고 있다. 생필품이나 약값을 내기 위해서다. 소셜 시큐리티 연금이 불충분한 탓에 약을 하루라도 더 복용하려고 분량을 절반으로 줄이기도 한다.
UCLA 보건정책 연구소(UCLACHPR)와 오클랜드에 있는 커뮤니티 경제발전 인사이트센터(ICCED)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노인들 가운데 약 절반이 단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최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청문회를 통해 공개된 이 보고서는 65세 이상 노인들 중 47%가 생계곤란으로 특정 사회복지 혜택을 못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센서스 자료에 의하면, 2007년 현재 캘리포니아의 노년인구는 약 370만명이다. 그중에서 자신의 수입만으로 살아가는 여자노인들의 사정이 가장 열악해 생계곤란 노인층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생계곤란 노인층은 대개 유색인들이다. 10명 중 7명이 라티노와 흑인들이고, 아시안 노인들도 10명 중 6명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수잔 스미스 ICCED 소장과 함께 이 보고서를 작성한 스티븐 왈러스 UCLA 공중보건학 교수는 이런 데이터는 노인들의 상황에 우리 모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들은 가족을 부양하고 사회에 기여하면서 제반규범을 지키며 살았음에도 상응하는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UCLA 보고서는 소위 노인지표(Elder Index)를 이용해 보다 현실적인 빈곤측정법을 제시하면서, 연방정부 기준으로는 빈곤층이 아닌 노인들도 생계유지에 곤란을 겪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정한 빈곤선은 푸드스탬프와 기타 웰페어 프로그램 수혜자 선정을 위해 연수입 1만달러라는 낡아빠진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1950년대 이래 재조정이 되지 않은 이 빈곤선 은 샌프란시스코와 같이 다른 곳에 비해 기초생계비가 훨씬 높은 카운티들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가령 연수입이 1만1,000달러라고 해서 빈곤선을 넘었다고 한다면, 이놈의 세상은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후세인 세이푸딘씨는 질타했다. 평생을 거의 맹인으로 살아온 이 68세 노인은 SSI 연금 1년치를 전부 합쳐 겨우 그 정도밖에 안돼 올 1월에 이사할 때 페이데이 론을 빌어써야 했으며, 지금 400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고 한다.
이번 보고서 공동저자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인 1명이 윤택한 삶이 아니라 간신히라도 살아남으려면 연간 2만7,435달러가 든다고 추정했다. 스미스 소장은 노인들은 식탁에 놓일 음식을 사느냐 유틸리티 비용을 내기 위해 월 페이먼을 연체하느냐 하는 견디기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들어온 이 모든 실상들이 실제 데이터와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의회는 철지난 빈곤선 기준을 폐기하고 각지 행정당국이 그 지역에 걸맞은 정확한 빈곤선 산출토록 하는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것이 왈러스 교수와 스미스 소장의 주장이다.
오클랜드에 사는 피오리아 루이스 할머니. 이 72세 노파는 날마다 앞서 말한 힘겨운 선택을 해야 하는 수많은 노인들 중 한명이다. 시장이나 가게에서 콜라드 그린을 팔지 않으면 이 노파는 그보다 값싼 것을 왕창 넣어 조리해야 먹거리를 겨우 해결한다.
소셜 시큐리티 연금으로 월 1,400달러, 그러니까 연간 1만6,800달러를 받는 루이스 할머니는 별다른 수가 없어 그렇게 한다면서 콩 한 그릇, 수프 한 단지 이런 식으로 만들어서 백에 담아 냉동고에 넣어두고 먹는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노인들과 마찬가지로 이 노파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주거문제다. 법무관련 사무직원 출신인 루이스 할머니는 아파트 렌트비로 매달 500달러를 냈는데, 얼마 전에 그 아파트를 인수한 새 주인이 렌트비로 1,200달러를 내라고 해 아이고 맙소사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 덧붙였다.
아닌 게 아니라 루이스 할머니의 아파트 한켠에는 박스 하나가 놓여 있고, 거기에는 최근 두차례 받은 수술비 분담금 청구서들이 수북하다. 800달러 남짓 빚쟁이가 된 이 노파는 수시로 날아드는 페이먼조차 감당할 길이 없다. 그런 거 못내는 거야 그렇다치더라도, 당장 일거리를 찾아야 되는데 누가 글쎄 일흔두살 늙은이를 뽑아주기나 하겠어요?
<출처 : 뉴 아메리카 미디어(www.newamerica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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