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로 이주 미국인 100만명 넘어
가족생활 취미생활 등 ‘상대적 여유’
현지서도 적극환영, 새 활력소 기대
지난해 가을, 멕시코 거주 미국인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멕시코는 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외국이 됐다. 영국이나 캐나다보다 많다. 미국의 경기침체와 일자리상실이 심화됨에 따라 이같은 추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주뉴욕 멕시코영사관 관계자는 멕시코 이주를 위한 문의가 거의 40%나 늘었다며 실제 이주자도 작년 이맘 때보다 분명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관련회사들에 의해서도 확인됐다. 채용전문회사인 이머징 글로브 그룹의 애니 레비 샌딘씨에 따르면 멕시코는 지금 멋진 한해를 맞고 있다. 물론 미국인들의 멕시코 이주가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주자들은 질적으로 달라졌다.
수출입업자 라몬 세구라씨는 지난 수십년동안 멕시코 이주 미국인들은 세 부류였다. 미국에서보다 상류생활을 즐기려는 은퇴자들, 회사주재원이나 비즈니스상 이주한 사람들이다. 세 번째는 자신의 과거와 단절하려는 사람들인데 주로 위자료/자녀양육비 부담이나
사업실패를 딛고, 또는 베트남 파병을 거부한 남성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2가지 새로운 부류가 생겼다. 멕시코에서 새 삶이나 새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다. 뉴욕에서 멕시코의 메리다로 이주한 잔 로저스씨는 여기서 우리는 아들 자니와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뉴욕에서라면 우리 부부는 둘 다 풀타임 일을 해야 할 것이고 아이는 홈헬퍼나 데이케어 도움을 받아야 될 것이다. 아이를 직접 돌보고 나날이 자라는 걸 볼 수 있다는 건 온전히 감사할 축복이다. 이게 보다 자연적이고 축복받은 삶인 것 같다고 말한다.
한 세대 전만 해도, 뉴욕의 커플이 멕시코에서 자녀를 낳기로 했다면 눈이 휘둥그래졌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메리다와 같은 멕시코의 도시들에도 첨단 의료시설이 있고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의사들이 있고 구성원들을 잘 돌봐주는 커뮤니티들이 형성돼 있다.
로저스씨는 이곳 메리다와 유카타반도 사람들은 매우 가족지향적이고 어린이들을 아주 사랑한다면서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웨이터가 손님의 아기를 건네달라고 졸라 주방 여기저기 안고다니며 구경시켜주는 건 예사라고 귀띔한다. 갓난이 딸과 함께 미네소타에서 유타칸으로 이주한 존&니콜 라슨 부부도 우리는 이곳의 언어 문화 사람 관습 전통이 딸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의 TWA에 다니다 메리다로 이주한 빈스 그리커스씨는 메리다는 나를 두팔 벌려 맞아주었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며 메리다에서의 새 삶을 원더풀이라고 치켜세웠다.
현지인들 반응도 그렇다. 메리다시의 최고문전화잡지인 ‘우나 레트라스’지의 유지니아 몬탈반 편집장은 웰컴이란 한마디로 미국인들의 쇄도를 반겼다.
미국인 유입자들을 위한 각종 시설들도 늘어나고 있다. 메소아메리카라는 커뮤니티단체는 영어문학살롱이 되다시피 했다.
버클리에서 ‘못말리는 히피’였다는 캐탈리나 맥널티씨는 이 살롱이 월요일마다 21세기의 페니미즘에서 조지 오웰에 이르기까지 온갖 주제토론을 주선한다며 매주 독서를 하고 활기찬 토론에 참여한다는 건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메리다에는 또 멜(MELL)이라고 줄여 불리는 영어도서관이 있는데 이는 미국도서관연합회에 가입돼 있다.
미국에서 유입된 새 이웃들이 멕시코의 새 정착지를 위해 하는 일도 상당한다. 예컨대 로저스씨의 경우 메리다시의 비공식 대변인이 돼 미국언론이 멕시코의 폭력문제를 다루면서 주입시키는 왜곡된 이미지를 재빨리 바로잡기도 했다. 그리커스씨는 멕시코로 이주하는 미국인들의 정서를 이렇게 표현했다. 멕시코 이주가 아메리칸 드림이 되리란 건 정말이지 생각도 못했다. 그러나 엄연한 사실이다.
<출처: 뉴 아메리카 미디어(www.newamerica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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