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년 불체자 총기난사 이후 가택급습 단속 늘어
89년 제정된 ‘소수자 피난처도시’ 조례 유명무실
샌프란시스코는 역사적으로 이민자들과 민권운동 선구자들의 ‘성역’이었다. 그 지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개빈 뉴섬 시장이 최근 많은 가족들에 상처를 주는 정책변화를 취한 때문이다. 지난 13일 시청에서 열린 SF 이민자권익위원회와 인권위원회 공동주최 청문회의 핵심주제는 바로 그것이었다.
이민자권익위원회 자말 다자니 위원장은 샌프란시스코시는 이민자권리 분야에서 미국을 선도했는데 이제 그런 선도적 역할을 지속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게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데이빗 캠포스 수퍼바이저는 샌프란시스코가 동성애자와 성전환자의 동등권 쟁취투쟁을 선도했음을 지적한 뒤 여러분이 앉은 의자는 하비 밀크(동성애자 권익옹호에 앞장선 수퍼바이저로 괴한에 피살됨)가 앉았던 의자라며 우리는 저항의 역사를 갖고 있고, 샌프란시스코가 (소수자들의) 피난처였다는 점에 긍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1989년 ‘(소수자들의) 피난처 도시’ 조례를 제정, 고용주들에게 연방법이나 주법 또는 영장에 의하지 않고는 이민단속반의 체포활동을 돕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소수자들을 위한 ‘성역’으로 불려지게 됐다.
그러나 이 성역 도시에서도 이민자들은 공포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이민자 권익옹호 단체들은 1년 전 퇴보를 목도하게 됐다.
뉴섬 시장이 불체자들에 대한 정책을 바꾼 것이다. 그는 2008년 7월 이들 중 형사범죄 전과자들을 이민당국에 인계하는 것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한 불체자의 총격으로 아버지와 두 아들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사건 뒤 뉴섬 시장은 성역도시의 경찰이라고 해서 범죄자들을 보호한다는 뜻은 아니라며 행동에 착수했다. 이 사건은 불체자들을 추방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성역법’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다.
이후 이민단속반원들은 가택급습 단속을 강화했다.
UC데이비스에서 법학을 강의하는 빌 옹힝 교수는 4/13 청문회에서 우리는 이민단속반의 급습 기사들을 읽고 있다. 실상은 기사보다 더 심각하다. 공포에 시달리다보니 많은 곳에서 커뮤니티 조직이 와해됐다고 발언했다. UC버클리 워렌연구소의 아르티 콜리 소장에 따르면, 이민단속국의 수배자 검거 프로그램에 따라 단속반은 형사전과가 없는 이민자들도 쉽게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수배자 검거팀은 커뮤니티에 위협을 준 외국인 수배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2003년에 창설됐다. 이를 위한 지난 회계연도 예산은 당초 900만달러에서 2억1,800만달러로 늘었다. 그런데 이민정책연구소(MP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배자 검거팀은 형사전과와 관계없이 불체자 체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각 7인1조로 된 수배자 검거팀의 연간 체포쿼타는 당초 125건에서 2006년에 1,000건으로 늘었다. 이민단속국은 전체 건수 중 최소 75%에 달하는 체포와 관련해 체포된 사람의 형사전과 전제조항을 적용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2003년부터 2008년 2월까지 미 전역에서 수배자 검거팀에 의해 체포된 사람들 중 73%는 형사전과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성역도시라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2008년 5월2일부터 최근까지 적어도 8차례 ‘기습단속’이 벌어져 54명이 ‘영향을 받았다.’
체포된 사람의 가족들을 제외하고 직접 단속대상이 된 사람을 말한다. 이 사실을 발표한 SF이민법 및 교육네트웍(SFILEN)의 프랜시스코 우그라테 선임변호사는 내가 ‘적어도’라고 말한 건 기습단속이 비밀리에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이제 이민단속국의 기습단속에 따른 이산가족 얘기들이 넘쳐난다. 청문회에서도 있었다. 이반 카레노는 아버지(레푸기오 카레노)가 올해 1월 27일 어떻게 체포됐는지 증언했다. 아버지는 멕시코로 추방됐다. 어머니(과달루페)는 5개월뒤 추방된다. 그러면 시민권자인 이반 카레노 등 3형제만 남게 된다. 카레노는 하소연했다. 아빠가 돌려주세요. 엄마를 데려가지 마세요.
또다른 증언자 애나 루스 퀸태니야는 작년 9월11일 단속반원들이 그녀의 집을 급습한 이후 심한 신경쇠약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날 단속에서 6명이 체포돼 3명은 추방되고 퀸태니아 등 3명은 발목에 전자팔찌가 채워진 채 석방됐다. 퀸태니아 자신이 과연 운좋은 사람인지 분간을 못할 지경이다. 그로서리 스토어에 갈 때마다, 단속반이 덮쳐 추방시킬까 두려워요.
아모스 림씨는 1999년 싱가포르에서 이민왔다. 그와 ‘남편’ 미키씨는 캘리포니아에 등록된 동성애커플 4만8천쌍 중 한쌍이다. 그러나 연방정부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시민권자인 남편은 부인 림씨의 영주권 스폰서 자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민법 변호사 출신인 데이빗 추 수퍼바이저는 샌프란시스코의 이민자들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그 원인을 전국적 기류 변화에서 찾았다. 캠포스 수퍼바이저도 이민자들을 옹호하는 건 인기없는 일이라는 말로 동조했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수퍼바이저들은 대부분 샌프란시스코의 역사는 비록 인기없는 때일지라도 소수자 권리를 위해 일어서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민자 관련 이슈들에 대해 시장에게 자문역할을 하는 이민자위원회는 이번 청문회를 이용해 단속집행 변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다자니 위원장은 우리가 해당커뮤니티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것은 가뜩이나 제한된 재원을 ‘이산가족 만들기와 공포분위기 조성’에 허비하는 대신 보다 인도적인 정책들을 주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뉴 아메리카 미디어(www.newamericamedia.org)>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