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인터뷰 - ‘공공의 적들’ 딜린저 역 자니 뎁
3일 개봉되는 경제공황 시대 갱영화 ‘공공의 적들’(Public Enemies)에서 미연방수사국의 ‘공공의 적 제1호’로 지목됐던 희대의 갱스터 존 딜린저로 나온 자니 뎁(46)과의 인터뷰가 지난 19일 시카고의 페닌슐라 호텔에서 있었다. 베이지색 프라다 셔츠 위에 아르마니 조끼를 입고 빈티지 청바지와 구두 그리고 보르살리노 모자를 쓴 뎁은 매우 겸손하고 자상했는데 진지한 표정에 조용한 음성으로 질문에 답했다. 그런데 대답이 분명하다기 보다 약간 우물우물하는 식이었다.
“전과자인 의붓 아버지 내게 영감을 불어넣었고 나는 그가 자랑스러워”
“내가 매입한 섬에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거기선 단순함을 즐겨”
▲당신은 개인적으로 딜린저의 어느 면에 매력을 느껴 영화에 나왔는가.
〓나는 이상하게 10세 때 그에게 매력을 느꼈었다. 그 까닭은 내 가족과 내 성장과정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나와 아주 친했던 내 할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시골 깡촌에서 밀주를 만들어 팔았고 또 나의 의붓아버지는 이 영화를 찍은 스테이츠빌 교도소에서 징역을 산 전과자였다. 선천적으로 그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요즘의 많은 젊은 남자 배우들은 거의 모두 자니 뎁처럼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난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저 일이 맡겨지는 대로 했을 뿐이다. 팀 버튼과 같은 감독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었다. 패라마운트는 ‘슬리피 할로’를 만들 때 나를 쓰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버튼이 영화사와 싸우다시피 해 내가 주연했는데 이것이 내 배우로서의 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나는 그동안 내가 한 일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 물론 어리석은 일도 했지만 그 건 우리 모두가 다 마찬가지가 아닌가.
▲당신의 연기를 보면서 말론 브랜도를 생각했는데 연기하면서 브랜도의 영혼을 느끼기라도 했는가.
〓그는 나의 최고의 영웅이자 친구 중의 하나다. 나는 정말로 그의 영혼과 함께 산다. 나는 언제나 그와 함께 있다. 나는 지금도 그가 내게 “우리의 얼굴 수에는 한계가 있으니 너무 많이 영화에 나오지 말라”고 조언해 준 것을 기억하고 있다.
▲영화에서 딜린저는 자기를 잡으려는 경찰서 수사본부에 걸어들어가 내부를 둘러보고 나오는데 그가 진짜로 그랬는가.
〓그렇다. 그는 자신이 처한 한계상황을 시험해 본 것이다. 그는 대담무쌍했던 자로 그 일은 그가 죽기 얼마 전에 있었다.
▲1930년대의 록스타와도 같았던 딜린저의 전설에 관한 당신의 견해는.
〓그는 은행은 서민의 적이요 정부는 범죄자처럼 부패했을 때인 당시의 로빈 후드였다. 그는 민중의 사람으로서 그들을 염려했다. 그는 자신의 시간이 짧다는 것을 알고 무언가를 뒤에 남겨 놓으려고 했던 사람이다.
▲왜 사람들은 영화에서 선인보다 악인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나쁜 짓을 하고도 벌을 받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딜린저는 자기의 나쁜 습관은 은행을 터는 것이라고 했는데 당신의 나쁜 습관은 무엇인가.
〓2년반 전에 담배를 끊었다. 그래서 이젠 내게 나쁜 습관이 없어 하나 만들어야겠다.
▲당신의 의붓아버지가 전과자였다는 사실이 당신이 이 영화를 만드는데 어떤 영향이라도 미쳤는가.
〓그것은 내게 영감이었다. 의붓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교도소를 대학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가 먹고 살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가 자랑스럽다. 그는 내가 딜린저 역을 하는데 큰 영감을 주었다.
▲당신의 아이들은 당신의 여러 가지 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이들이 절대로 지루하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들은 내가 맡는 역들에 대해 모두 잘 반응하는 것 같다. 딸 릴리-로즈는 이제 10세인데 내가 영화를 만들 때마다 영화가 극장에 나오면 자기도 볼 수 있느냐고 묻곤한다. 그러나 내 모든 영화가 딸에게 적합하지는 않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자니 뎁은 그의 뒤에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내 아이들이 내 일에 대해 곤혹감을 느끼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감히 세상에 무엇을 남기겠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 나는 그저 배우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 애인역의 마리옹 코티야르로 부터 어떤 인상을 받았는가.
〓훌륭한 사람이다. 자기 역과 영어 액센트를 위해 전력투구를 하더라. 아주 총명한 사람으로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웠다.
▲당신은 영화에서 진짜로 딜린저의 바지를 입었는가.
〓영화를 찍은 뒤에 딜린저 박물관에 갔을 때 입어 봤다. 그가 총 맞고 죽었을 때 입었던 바지로 내게 딱 맞았는데 기분이 아주 이상했다.
▲딜린저는 12세 때부터 범죄를 저질렀는데 당신이 12세 때 저지른 범죄가 있는가.
〓나는 12세 때 기타를 알게 됐는데 동네 악기상점에서 코드 책을 훔쳐 바지 속에 넣고 나온 것이 나의 첫 범죄다. 그 뒤로 나는 방 안에서 두문불출 하면서 기타만 쳤다.
▲당신이 산 섬에 가족과 함께 얼마나 자주 가며 또 거기서 무엇을 하는가.
〓‘카리브 해적’ 제1편 뒤에 찍은 ‘비밀의 창’(2004)을 마치고 가족과 휴가를 갔을 때 누군가 내게 섬이 하나 매물로 나왔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거길 가 본 뒤 마음에 들어 샀다. 사치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아무도 날 쳐다 보지 않고 또 내게 카메라를 들이대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좋다. 자주는 못 가지만 우리는 거기에 가면 아무 것도 안하고 단순함을 즐긴다. 아이들의 장난감도 없다.
▲아메리칸 인디언의 피를 가진 당신은 ‘론 레인저’영화에서 인디언 톤토 역을 맡을 예정인데 영화 속에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인디언은 누구인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 정신병원에 수용된 인디언이다. 그는 정말 위풍당당했다. 지금 그 영화의 각본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중으로 재미있게 역을 표현할 아이디어가 있다.
▲딜린저처럼 당신도 섹스 심벌인데 섹스어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런 것 진짜 모른다. 내 나이 46인데 그 나이에 어떻게 섹스 심벌이 될 수 있는가.
▲당신은 영화배우보다 음악가로서 성공했으면 하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가.
〓매일 그 생각을 한다. 나는 내가 맡은 모든 역에 음악을 적용한다. 음악이 내가 맡은 역에 정의를 부여한다. 나는 항상 음악을 듣는다.
▲누가 당신이 모르는 젊은 배우를 데려와 “이 사람이 새 자니 뎁”이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느끼겠는가.
〓그런 일은 늘 있어 왔다. 왕년에 사람들은 나를 새 제임스 딘이라고 불렀었다. 사람들은 상품에 이름이나 라벨을 붙이기를 좋아한다.
▲어제 프리미어와 그 후의 파티에 당신이 나타났을 때 사람들이 떼를 지어 당신을 둘러쌌는데 당신은 이런 광적인 현상에 어떻게 대처 하는가.
〓괴상한 기분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집 밖을 나가지 않는 이유다. 미치지 않고서는 결코 그런 일에 익숙해 질 수가 없다. 물론 나는 그것을 잘 이해하고 또 그것에 대해 깊이 감사한다. 그러나 사람이 대처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브래드와 앤젤리나가 그것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궁금하다.
▲당신의 삶은 한 여자에 의해 어떤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는가.
〓11년 전 한 호텔에 서 있었을 때 어느 여자의 뒷 모습과 목을 보게 되었다. 그 여자가 돌아서면서 날 봤을 때 모든 것이 결정지어졌다. 그 여자가 바네사(프랑스 가수이자 배우인 바네사 파라디는 그의 동거녀)로 우리는 그 뒤로 11년간을 함께 살면서 두 남매를 두게 되었다.
딜린저의 애인 빌리는 딜린저를 은닉한 혐의로 2년간 옥살이를 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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