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탈모
▶ 자고 나면 한 웅큼씩 빠지는 머리카락으로 고민
탈모를 보통 남성 전유의 고민거리로 인식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탈모는 여성에게도 고민거리. 일시적인 탈모 혹은 만성적인 탈모에 시달리는 사람 중 여성 탈모환자는 40%를 차지한다. 최근 한국에서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7~2011년까지 탈모증 환자를 조사한 결과 20~30대 환자가 45.8%를 차지하며, 여성 비율은 48.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여성 3,000만 명이 탈모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여성 탈모는 전체적으로 머리숱이 적어지거나 원형 탈모증이 생겨 점차 원형 탈모가 넓어지기도 하는데, 이마 위 앞머리 모발선이 점차 들어가는 남성과는 다르게 여성이 앞머리 대머리가 될 가능성은 극히 드문 편이다.
스트레스·잦은 염색·파머
지나친 다이어트도 원인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나
두피의 백선으로도 생겨
대개 여성형 탈모는 머리 중심부와 앞머리의 모발이 가늘어지고 머리숱이 적어지며 동시에 전체적인 머리숱도 서서히 저어지는 유형이 특징. 심하면 옆머리나 뒷머리가 많이 빠진다.
또 여성 탈모는 매우 천천히 이뤄진다. 남성과 다르게 긴 머리카락으로 숨겨져 늦게 발견하기도 한다.
탈모는 유전적 원인, 나이가 큰 원인이지만 여성 탈모는 폐경으로 인한 남성 호르몬 증가, 갑상선 같은 의학적 문제, 잦은 염색과 파마, 심리적 스트레스, 약물 등이 요인이다. 의사들은 여성 탈모의 경우 먼저 갑상선 문제와 호르몬 불균형을 검사해볼 것을 권한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 적절한 샴푸 관리, 깨끗한 두피 관리 등은 여성 탈모예방에 도움된다.
#탈모와 머리카락 성장주기
탈모는 머리카락이 자라나고 빠지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보통 사람의 머리카락은 평균 10만개 정도. 각각의 모낭에서 머리카락은 한 달에 0.5인치 정도로 자란다. 2~6년 간 머리카락은 자란 후 휴지기를 거치는데, 머리카락의 85%가 성장기, 나머지는 휴지기에 있다. 휴지기에 있는 머리카락이 빠지고 또 그만큼 머리카락은 또 자란다. 보통 사람은 하루에 50~100개 정도 머리카락이 빠진다.
탈모는 모발주기에서 다시 머리카락이 자라는 비율보다 더 많이 지나치게 머리카락이 빠지는 경우다. 샴푸를 할 때 혹은 머리를 묶을 때 너무 많이 빠지거나 서서히 머리카락 숱이 적어지거나 하면 탈모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갑상선 문제
갑상선은 목 주변에 자리한 나비, 혹은 도넛 모양의 내분비선(내분비샘)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인체의 신진대사 조절해 인체 내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갑상선이 너무 갑상선 호르몬을 많이 만들어 내거나 아니면 너무 적게 만들어내면 머리카락 성장주기도 불안정해진다.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부족해지는 갑사선 기능 저하증이 생기면 인체 대사과정이 느려지며 소화불량이나 변비, 체중증가, 탈모 등 증상이 나타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polycystic ovary syndrome)
여성 탈모의 경우 호르몬이 증가되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는지 여부도 진단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만성 호르몬 불균형 질환으로 난자가 배출되지 못하고 난소가 많은 낭을 갖게 되는 질환.
탈모는 안드로겐이란 남성호르몬 때문에 일어나는데, 안드로겐은 남성의 고환뿐 아니라 여성에게서는 난소와 부신에서 소량 분비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경우 이 안드로겐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안드로겐 과다분비 원인으로 얼굴이나 신체의 원하지 않는 부위에 털이 자라기도 하며, 머리 일부분은 빠지고, 또 다른 부위는 반대로 모발의 수가 많아지거나 굵어지기도 하며, 생리도 불규칙해질 수 있다. 특히 팔다리에 털이 많고, 얼굴에 여드름이 많아지며 비만,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 난소질환 가능성이 높으므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원형 탈모증
인체면역 시스템이 고장이 나 건강한 모낭을 잘못 공격하면서 원형 탈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원형 탈모증은 과다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다시 원래대로 회복되며, 원형 탈모 부위는 6개월~1년 정도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원형 탈모증은 재발되기 쉽다.
#백선(ringworm)
백선은 피부의 가장 바깥부분인 케라틴을 먹는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병으로 두피에 생겨 탈모를 일으킬 수도 있다. 탈모가 생긴 부위의 두피는 빨갛고 비늘처럼 벗겨지기도 한다. 백선으로 인한 탈모는 항진균제로 치료해야 한다. 백선은 쉽게 사람 간에 옮겨질 수 있으므로 가족 중에 백선이 나타나면 다른 가족도 증상을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모발이식으로 고민 끝
철분 보조제 도움 될 수도
레이저 빗 효과 규명 안돼
#출산과 피임약
여성에 따라서는 임신 기간 머리카락이 더 풍성해지는 경우가 있다.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 휴지기에 빠지는 머리카락이 임신 전보다 적어지는 이유 때문. 하지만 출산을 하고 나면 호르몬 레벨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고 휴지기에 머리카락이 빠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려면 2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피임약의 부작용 중 하나는 바로 탈모다. 특히 가족 중에 탈모환자가 있거나 가족병력이 있는 여성은 배란을 억제하는 피임약이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밖에 탈모와 관련 있는 약물로는 고혈압약, 콜레스테롤 약, 심장질환 약물, 관절염약, 우울증 약,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약(NSAIDs) 등이 있다. 약물을 중단하면 다시 머리카락은 자란다.
#라이프스타일
지나친 다이어트는 탈모의 원인이 된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체중뿐 아니라 탈모로 이어진다. 하지만 다시 건강한 식단으로 먹게 되면 탈모로 잃었던 머리카락을 되찾을 수 있다. 단백질 섭취가 너무 적으면 모발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너무 머리를 꽉 매는 포니테일 헤어스타일, 흑인들이 즐겨 하는 콘로(cornrows)스타일은 일명 레게 스타일로 두피에 딱 붙여 머리를 땋은 형태인데, 모낭을 자극해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굵은 웨이브 연출을 위해 헤어 롤러로 너무 타이트하게 말아두는 것도 탈모 위험을 부를 수 있다.
극도의 스트레스 역시 탈모의 원인이 된다. 중요 수술이나 정신적 트라우마 등 아주 심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는 갑작스런 일시적 탈모나 원형 탈모, 부분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 및 루푸스
대사증후군은 지나친 복부지방, 고혈압, 고지혈증(고 콜레스테롤), 당뇨병, 심혈관계 죽상 동맥경화증 등이 동시에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대사증후군으로 인해 남성호르몬이 활발해지면서 탈모가 나타난다는 주장도 있다. 만성 자가면역 질환인 루푸스(lupus) 환자 역시 탈모가 증상으로 나타난다. 탈모가 루푸스의 초기 징후를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
#항암 치료
암 치료 중에 화학요법, 방사능 요법을 받을 때 많은 암환자들이 탈모의 부작용을 겪는다. 항암치료가 암세포를 죽일 뿐 아니라 건강한 세포와 면역 세포를 손상시키며 건강한 모낭세포에도 해를 끼치기 때문.
#치료
탈모 치료법에는 약물치료와 모발이식이 있다. 여성 탈모를 늦추는 치료제로는 로게인(Rogaine, 성분명 minoxidil)이 대표적. 로게인은 여성형 탈모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탈모를 늦추거나 중단하는 효과가 있다. 로게인은 바르는 치료제라 피부염이나 앨러지, 피부가 붉어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으며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생기기도 한다.
또한 여성 원형 탈모 환자의 경우 부신피질 호르몬제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쓰기도 한다.
모발 이식 수술은 건강한 모낭을 탈모부위에 직접 이식한다. 그러나 여성형 탈모의 경우 전체적으로 머리숱이 적어지는 경우가 많고, 건강한 모낭이 제한적인 경우가 있어 쉽지는 않다.
최근 나온 레이저 빗 같은 레이저 기기의 탈모 치료 효과는 뚜렷한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고 약물치료효과보다는 낮은 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상실험 규모가 작은 한 연구에 따르면 레이저 빗을 사용한 결과 45%가 8주 후 탈모 개선 효과를 얻었으며, 16주 후 90%가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병원에서는 철을 함유한 복합 단백질의 하나인 페라틴(ferritin) 수치를 검사하기도 하는데,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탈모 여성환자 중에서는 철분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철분 보조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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