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인들이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야 부정맥이 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또 뇌졸중으로 쓰러진 환자의 경우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이란 부정맥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한다. 부정맥이란 과연 뭘까?

심장부정맥은 쉽게 말해 정상적인 심장박동 범주를 벗어난 것을 말한다. 정상적인 심장박동은 보통 1분에 60~100회 뛴다. 하지만 정상범위를 벗어나 100 이상으로 너무 빨리 뛰거나, 아니면 60 이하로 너무 천천히 뛰는 경우 부정맥이라 한다. 쉽게 말해 불규칙적으로 맥박이 뛰는 것이다.

윌셔 심장내과그룹의 스티브 박 심장내과 전문의는“부정맥은 심장질환이라기보다는 증상을 말하는 것으로 맥이 고르지 않은 것”이라며“심장질환이 있으면서 부정맥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부정맥을 평생 갖고 있어도 별로 큰 위험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맥은 종류가 여러 가지로 많다. 특히 심방세동으로 불리는 부정맥은 뇌졸중 위험을 부를 수 있어 위험하다.

맥박이 정상보다 빠르거나 느려
가슴통증·어지럼증·실신하기도
원인에 따라 약물치료 등 다양부정맥

#부정맥은

심장은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규칙적인 수축과 확장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데, 심장박동을 일으키는 심장의 전기 자극이 적절하게 제대로 일어나지 않거나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으면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너무 빨리, 혹은 너무 늦게 뛰는 상태를 부정맥이라 한다. 맥박의 간격은 일정한데, 그 간격이 불규칙한 경우가 나타나기도 한다.

박 전문의는 “나이가 들면 부정맥이 거의 생긴다. 옛날에는 부정맥이 나타나기 전에 사망했지만 이제는 수명이 길어져 암이 나타나는 것처럼 부정맥도 나이가 들면서 많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증상은 평소에는 별 자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부정맥을 갖고 있는 사람에 따라 때때로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너무 빨리 뛰거나 너무 느리게 뛴다든지, 가슴 통증, 가벼운 두통, 어지럼증, 실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맥을 건너뛰거나, 너무 빨리 뛰거나 느리게 뛰며, 혹은 심장이 확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맥박이 빨리 뛰는 경우 몸이 흔들리는 느낌이라든지, 가슴에서 심장이 점핑하는 느낌을 말하기도 한다.

대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꼭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스티브 박 전문의는 “부정맥은 다양한 원인과 증상을 갖고 있으므로 원인과 종류가 무엇인지를 알아내 그에 따른 치료와 대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술이나 약물 때문에 부정맥이 생기기도

신경이 약한 경우 혹은 불안증(anxiety) 때문에 부정맥이 있거나, 감기약 혹은 커피나 콜라의 카페인 때문에 가슴이 뛰거나 맥을 건너뛰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이나 젊은 사람 중에 술을 갑자기 많이 마시다가 부정맥이 생겨 위험해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남성의 경우 자신에게 맞지 않는 한약 강장제를 잘 못 먹어 부정맥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코케인이나 암페타민 같은 약물 때문에 별안간 부정맥으로 급사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검사

어떤 부정맥인가를 알기 위한 기본적인 검사는 바로 심전도 검사다. 부정맥이 자주 있는 사람은 심전도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환자가 가슴이 뛴다고 증상은 호소하지만 심전도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경우 홀터 모니터(holter monitor)를 통해 24시간 동안 심전도를 체크하게 된다. 이따금씩 부정맥이 나타나는 경우는 환자에게 이벤트 모니터(event monitor)가 제공되며 증상이 나타날 때만 버튼을 눌러 심전도를 기록한다.

부정맥이 심해 실신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맥박이 빠른 것이 원인인지, 혹은 느려서 인지를 검사하기 위해 칩을 피부 아래 이식해 검사하는 방법도 있다.

뇌에 피 공급 안돼 피떡
나이·고혈압·당뇨도 위험인자
가슴 통증땐 심전도 검사
페이스메이커 부착 등 치료

#부정맥 때문에 실신하는 경우는

실신하는 경우 나이가 든 사람은 맥박이 천천히 뛰게 되는데, 5~10초간 안 뛰는 경우 혈압이 떨어지고 뇌로 피가 가지 못해 쓰러지기도 한다. 맥박이 180~200까지 너무 빨리 뛰어서 실신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맥박이 너무 천천히 뛰어서 쓰러지는 환자의 경우 페이스메이커가 치료의 한 일환으로 쓰인다. 피부 밑에 이식해 심장에 연결시켜 맥박이 천천히 뛰면 이를 감지해 심장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7년간 사용하며 이후에는 교환한다.

맥박이 너무 빨리 뛰는 위험한 부정맥의 경우 제세동(defibrillation)을 이식하기도 하는데, 심장이 너무 빨리 뛸 때 심장근육에 순간적인 전기 자극을 준다.

박 전문의는 “부정맥으로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다면 바로 응급실로 가서 심전도 검사를 해봐야 한다”며 “어떤 부정맥인지 알고 그에 따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심방세동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케이스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 하나로 맥이 불규칙하고 고르지 않아 심장 안에 피떡(clot)이 생겨 뇌로 가 뇌졸중이 발병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방세동 때문에 사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심방세동으로 진단되면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뇌졸중이다.

박 전문의는 “물이 흐르지 않으면 물웅덩이로 고이는 상태가 되듯이, 맥이 고르지 않아 피가 제대로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상태가 오래되면 피가 응고되고 피떡이 생겨 심장에서 뇌로 가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맥박이 상당히 빨리 뛰기 때문에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플 수 있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 하나로 50대 전에는 인구의 1% 미만이지만 75세 이후는 10명 중 1명꼴로 늘어난다.

원인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심방세동의 주요 위험인자로는 나이, 심장질환,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당뇨, 갑상선, COPD 등을 들 수 있다. 박 전문의는 “심장동맥 경화증 혹은 심부전증 때문에 심장이 약해 생기거나 젊은 사람의 경우 갑자기 술을 먹고 일시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심방세동의 치료

심방세동의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페이스메이커 부착, 고주파 전극 도자절제술(radiofrequency ablation)이 있다.

약물치료에는 뇌졸중 예방을 위해 피떡을 방지하는 아스피린이나 쿠마딘(와파린)을 복용하는 방법이다. 둘 다 피를 묽게 하는 약이다. 아스피린보다는 쿠마딘이 더 효과적이다.

와파린은 CHADS2에 따라 복용여부를 결정하는데, 심장질환(C), 고혈압(H), 75세 이상(A), 당뇨병(D), 이전의 뇌졸중 발병 경력이 있는 경우(S) 중 2가지 이상 해당되면 복용한다. 50세 정도로 부정맥이 있어도 CHADS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는 베이비 아스피린(용량 81mg)을 하루에 1번 복용하면 된다.

와파린은 피를 많이 묽어지게 하기 때문에 조금만 상처가 나도 지혈이 잘 안 되는 단점이 있으며 위나 장에서 출혈이 부작용으로 생길 수 있다. 때문에 한 달에 1~2회 정도 피검사를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를 보완한 신약이 프라닥사(Pradaxa), 제렐토(Xarelto)가 나와 있다. 피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와파린의 경우 장출혈이 생기면 멈추는 약을 쓸 수 있지만, 신약들의 경우는 해결책이 없는 점이 단점이다.

고주파 전극 도자절제술은 간단한 시술로 심방세동을 정상으로 환원시키는 치료법이다. 심방세동 환자에게 모두 쓸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니며,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최근 몇 개월 사이 심방세동이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환자에게 성공률이 높다. 성공률은 75~90% 정도다.

문의 (213)387-8000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