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발자취 보존할 SF 한인 역사박물관 건립 필요
구한말 초기 한인 이민의 첫배가 하와이 호놀룰루 항구에 도착한 날짜가 1903년 1월 13일 아침이다. 2013년 새해는 한국 역사상 첫 공식 이민자를 실은 갤릭호가 태평양의 낙원이라는 호놀룰루에 닻을 내린지 110주년이 되는 해이다.
미주 한인 이민 110주년을 맞아 한인사회가 시급히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이민 선조들의 낯선 땅에서 개척자적인 삶을 기리고 그 발자취를 후손들에게 전하기 위한 ‘한인 역사박물관’ 건립이다. 박물관 건립을 통해 100년이 넘는 북가주 한인들의 생생한 이민자들의 역사를 보존하여 후대에 전해야 한다.
그리고 박물관을 건립함으로 한인 이민 역사를 체계적으로 보여줄 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민 역사가 앞선 중국과 일본 커뮤니티의 경우 이미 ‘Chinese American History Museum’(SF)과 ‘Japanese American National Museum’(LA) 등을 오픈, 그들의 이민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965 clay St. SF)에 있는 차이니스 아메리칸 역사박물관의 경우 1963년에 설립, 2013년 1월 19일에 50주년 기념 런천을 계획하고 있다.
한인커뮤니티의 경우 LA지역에 한인역사박물관(관장 민병용)이 지난 2002년 8월 설립되어 역사 자료수집과 연구, 전시와 2세 교육이라는 다양한 이민역사 프로젝트를 펼쳐나가고 있다.
■ SF코리언센터 실무준비위 발족, 개인소장 자료 본격 수집
중국 커뮤니티는 50년전 SF 차이나타운에 뮤지움 오픈
‘한인 역사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본토에 오는 한인이민자들의 서부지역 관문이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는 조선 최초의 공식 외교사절인 보빙사가 1883년 9월 2일 샌프란시스코에 첫발을 디딘 곳이다.
1908년에는 사상 첫 의열 투쟁인 장인환, 전명운 의거가 일어나 일제의 한국 침략 앞잡이었던 스티븐스를 샌프란시스코 페리부두에서 총살 응징, 해외에서 조국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또 샌프란시스코에서 200마일 떨어진 중가주에는 1905년부터 많은 이민자들이 몰려들어 ‘이민선조들의 고향’으로 불리우고 있다.
하와이 사탕수수농장에서 일하던 이민선조들은 노동계약이 끝나자 1905년부터 미 본토로 이주를 시작했다. 미국의 태평양 진출의 관문인 샌프란시스코는 하와이에서 온 이주민들을 비롯해 유학이나 행상 등을 하며 새 터전을 잡았다.
그러나 일부 이민자들은 농장에서 고된 생활을 피해 본토로 왔지만 특별히 배운 기술도 없어 도시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농촌지역인 중가주의 리들리와 다뉴바로 내려가 삶의 터전을 찾아 모이면서 ‘한인타운’을 형성했다.
이들은 농장 노동자로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1920년부터 3.1절 퍼레이드와 왜간장 안먹기 운동을 펼치고 독립자금을 모아 보내는 등 조국독립운동에 크게 이바지했다. ‘한인역사 박물관’건립은 샌프란시스코와 중가주 지역의 이러한 역사성을 감안할 때 꼭 필요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 샌프란시스코 코리언센터 ‘한인역사박물관 건립’ 추진
샌프란시스코 코리언센터(원장 장용희, 이사장 유형섭)는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Korean American History Museum of San Francisco) 건립을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다.
코리언센터는 전초작업으로 지난 6월 8일부터 ‘샌프란시스코 이민역사 사진전’을 개최했다. 120점이 출품된 사진전을 통해 이민 선조들이 미국 땅에 첫발을 내디딘 후 100여년 동안 겪었던 삶과 발자취를 더듬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코리언센터는 사진전이 초석이 되어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설립 추진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코리언센터는 박물관 건립을 통해 2세들에게는 그들의 뿌리와 깊은 역사를 알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미 주류사회에는 미주 한인들의 삶과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코리언센터는 지난해 8월 한인 역사박물관 건립을 기획할 실무위원회(위원 김경숙, 김현주, 송아리, 송일란, 우수정, 윤진영, Timothy Lesle)와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실무위원장은 장미영씨가 맡아 자료수집과 전시, 교육, 출판 등 박물관 건립에 필요한 종합적인 플랜을 만들고 있다. 장 위원장은 박물관 건립 추진 첫해인 2013년 활동에 필요한 예산을 이미 재외동포재단에 신청해놓은 상태이다. 소요 예산은 본국 지원뿐만 아니라 이사진 기부, 펀드 마련 행사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 코리언센터는 ‘한인 역사박물관’건립을 위해서는 박물관에 전시할 자료 수집을 가장 중요한 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2013년부터 적극적인 자료 수집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민사에 남을 중요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1세들이 고령으로 세상을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함으로 자료 수집에 대한 시급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코리언센터에는 1950년 초대 주영한 총영사가 직접 촬영하고 수집한 사진과 문서를 포함해 약 1,500여점이 보관되어 있다. 또 도산 안창호의 아들인 필립 안, 홍순경 전 코리언센터 이사장 등이 기증한 1940-70년대 여러자료도 있다. 그러나 1900년대초부터 시작된 한인들의 생활상과 활동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턱없이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코리언센터가 ‘한인역사박물관’을 건립한다는 소식에 몬트레이 국방외국어대학(DLI)에서 한국어 과장 등으로 45년간 근무한 손종영 박사(88) 부부가 지난 8월 100여점의 소장 자료를 기증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몬트레이에 거주하는 김용철 박사(영문학.81)가 자신의 저서와 문학전집과 소설, 해설서 등 73권의 도서를 정은경 세종학당장에게 전달했었다.
장미영 실무위원장은 “한인역사박물관은 한 개인이나 단체 소유가 아닌 모든 동포들의 것”이라면서 박물관에 소장 전시할 수 있는 많은 자료의 기부를 당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 역사박물관 문의 (415)441-1881. (925)200-4077(장미영) nahmy@hotmail.com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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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샌프시스코 코리언센터에 소장되어 있는 이승만 박사와 초대 주영한 총영사등 각종 사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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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왼쪽 사진2= SF 한인역사박물관을 준비중인 코리언 센터 유형섭 이사장(왼쪽)과 장미영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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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사진한인 역사박물관에 지난해 8월 자료를 기증한 몬트레이 손종영 박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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