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나단 리 전문창업가∙칼리오 대표
▶ "아직 배고프고 열정 넘친다"
코리오 매각후 휴지기...창업전선 복귀
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창업은 내 삶의 원동력
실리콘밸리 성공신화를 이룬 조나단 리(52∙한국명 이종민)는 또 한번의 성공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새해에도 달린다.
1998년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업체(ASP) 코리오(Corio)를 창업하고 나스닥에 상장시켜 IBM에 1억8,200만달러에 매각, 화제의 주인공이 된 조나단 리는 이후 14개의 기업을 창업하고 투자하는 등 왕성한 기업활동을 해왔다.
이후 2년간의 휴지기를 접고 쿠퍼티노 소재 칼리오(Kalio)라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제공업체와 팔로알토에 본부를 둔 투자관리회사 오퍼스 어드바이저(Opes Advisor)를 설립, 성공신화 재현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는 실패와 성공에서 얻은 교훈과 지식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창업활동에 나서고 있다. 총 직원수 500명에 이른 두 회사들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실리콘밸리 창업주로서의 성공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근황을 소개해달라
작년 여름 전자상거래 플랫폼 제공업체 칼리오를 런칭했다. 기존 두개 회사를 병합해 만든 회사로 아직까지는 스타트업이다. 이베이와 디멘드웨어 등의 회사들과 경쟁해야 하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칼리오가 경쟁사들보다 더 나은 서비스와 프로덕트를 제공한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는다. 2005년 창립한 오퍼스 어드바이저도 공동창업주 수산 멕켄과 함께 규모를 점차적으로 확장하면서 24개의 지사를 두고 있다. 두 개의 회사를 오가며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회사 발전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칼리오는 어떤 회사인가
칼리오는 소매업자들이 인터넷 상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만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다. 아직 인터넷 상거래 산업은 초창기에 접어든 단계다. 현재 인터넷 이용 소비자들은 전체 거래 중 10%도 되지 않다는 사실만 봤을 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테크놀로지 회사들을 창업하다 왜 갑자기 자산관리회사 오퍼스 어드바이저를 설립했나
나이가 들면서 베이비부머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안정적인 노후생활이라고 생각했다.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주식과 채권에 들어가 있던 노후자산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때가 온 것이다. 나 또한 은퇴를 고려하면서 자산관리자와 소위 ‘월가뱅커’들을 고용해봤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은퇴자금을 관리하는 부분은 돈을 버는 것만큼 중요한데 많은 자산관리자들은 자기 실속만 채우고 고객들이 정말 필요한 관리는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오퍼스 어드바이저는 혁신적인 금융관리 소프트웨어(Opes advantage)를 이용해 전문가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의 재무계획을 세워준다. 테크놀로지와 자산관리시스템이 만나 시너지가 발생하면서 기존의 자산관리 관행보다 더욱더 효과적이고 종합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은퇴 후 사업전선을 다시 뛰어든 이유는
40살에 은퇴하기로 결정하고 난 후 2년간 술에 빠져 살았다. 인간은 항상 할 일을 찾고 활동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힘든 일이 끝난 후 즐기는 휴가가 더 달콤하듯이 매일 휴가를 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 ‘행복은 무엇인가’에 깊이 골몰하다가 내 행복은 창업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 결론을 내렸다.
▲성공과 실패한 경험 사례에 대해
코리오를 매각하고 난 후 1년 만에 카제나(Kazena)라는 벤처회사를 창업했다. 하지만 당시 성공에 도취해 있었고 자신감이 부풀어 오른 상태에서 많은 창업주들의 실패하는 원인인 ‘클래식 미스테이크’를 범하고 말았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하지 않고 일단 프로덕트를 만드는데 너무 치중을 해버린 것이다. 결국엔 고생 끝에 프로덕트를 완성했지만 고객이 없어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어이없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지만 이 때문에 좀더 겸손해지고 신중해졌다. 한편 코리오는 내가 4번째로 창업한 회사로 가장 널리 알려졌고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매각 당시 닷컴시절이었긴 하지만 코리오의 획기적인 이노베이션은 기술 산업의 이목이 집중될 정도로 대혁신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업공개에서 매각까지 그 환상의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창업이 이제 쉬워질 때도 되지 않았나
회사를 설립해 키운다는 것은 점점 더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것을 알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이 많고 성공했던 전문가이기 때문에 창업이 쉬운 줄 알지만 명심할 점은 과거에 이뤘던 성공이 미래에 똑같은 결과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창업에 필요한 요건은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다. 창업이란 다른 사람들의 걱정(Pain)을 찾아내고 그들의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하고 연구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이노베이션(혁신)이 필요하고 혁신은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노력과 땀에서 나온다. 이노베이션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좀더 쉽게, 효과적인 방법이나 제품으로 제시하면 된다. 나 또한 철학과 언어학 등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습득한 지식을 경영방침에 적용시키고 있다.
▲코리안 아메리칸이 주류사회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민자들이 이민한 나라에서 완전히 흡수되기까지는 3세대가 걸린다. 아직 한인들이 주류사회에 완전히 진출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이고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주어진 당연한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민생활을 하면서 왜 한인 자신들이 미국에 사는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면 타인종들을 상대로 경쟁을 벌이고 비즈니스를 하면서 존중을 받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10년 전의 실리콘밸리과 지금의 변화는
닷컴 버블 후 벤처회사들의 규모가 작아지고 큰 투자자금이 필요없어지면서 벤처투자가(VC) 커뮤니티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부분의 VC들이 투자하는 벤처회사들은 성공하지 못하고 없어 사라지는 반면 오직 20-30%만이 투자이익을 실현하는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변하지 않은 SV 문화 중에는 혁신주의, 창업주의, 위험감수(risk-taking), 워너비 문화, 일확천금 바람 등이 있다.
▲지금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경제적 안정성, 가족, 건강, 일이 인생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배고프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은 열정이 넘쳐 흐른다. 내 자신이 50대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30대 때보다 더욱더 적극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인생을 살고 있다. 자신의 열정을 따라서 열심히 목표를 위해 일한다면 그보다 더 값진 인생이 어디 있겠나.
<김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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