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네티컷주 초등교 총기난사 계기로 본
▶ 아스퍼거 증후군
지난해 12월14일 코네티컷주 뉴타운시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았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아스퍼거 증후군이 무슨 질환인지 궁금해 하는 한인들이 많다.
그런가 하면 자폐증 또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경우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이나 오해로 인해 또 한 번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아스퍼거 증후군 아들을 두고 있는 주부 이모(41)씨는“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잘 모르는 채 무작정 병 탓을 하거나 공격적인 성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상대와 소통 어려움
사회적응 잘 안돼
친구관계 형성 못해
특정 분야에만 관심
포괄적 자폐증 범주
“공격 성향” 오해
융통성 없고 특정분야 집착
천재적 재능도… 장점 개발을
순수 아스퍼거 환자는
계획적 범행 실행 못해
대화·사회 기술훈련 등
정도따라 치료법 달라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는 “그동안 아스퍼거 증후군은 전반적 발달장애(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중 하나로 자폐증과 나뉘어져 있었지만 미 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가 올 5월 발표할 예정인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 제5판(DSM-V)에서는 포괄적인‘ 자폐증 스펙트럼 장애’에 들어간다”며 “자폐증과는 달리 사람을 피하기보다는 접근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지만 언어나 감정교류가 상호간에 잘 되지 않아 친구 만들기를 힘들어 하고 나중에는 포기상태로 혼자 지내게 되는 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총기사고는 어떤 형태의 망상증으로 일어난 것”이라며 “아스퍼거 증후군보다는 피해망상, 과대망상 등 정신분열증 혹은 조울증 특히 비전형적 조울증 때문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덧붙였다.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살펴보았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은 발달장애의 일종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는 어린이는 사회적 상호교류에 어려움을 겪으며, 친구에 관심은 많지만 어색하고 서투르며, 눈치가 없고, 특정 언어를 반복해서 말하거나 언어 사용이 특이하다든지, 한 가지 특별한 주제에만 관심을 갖고 흡수한다든지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어릴 때 인지발달이나 나이에 맞는 자기보호 기술 및 사회적 상호작용 이외의 적응행동의 발달 또는 환경에 대한 호기심의 발달이 있어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발달 지연은 없다.
몇 년 전까지 토랜스 델라모 정신과 병원의 청소년 병동 아시안 환자 담당으로 많은 케이스를 진찰했다는 조 전문의는“ 자폐증과 비슷한데,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는 지능저하가 없고, 언어에 심각한 장애가 없지만 사회적응이 잘 안 된다. 오히려 지능이 더 뛰어난 경우도 있고, 호기심이 더 많고 특별한 재능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반적 발달장애는 비정형 자폐증(atypical autism)을 포함한 미분류 전반적 발달장애(PDDNOS), 자폐증(Autism), 아스퍼거 증후군, 레트 증후군, 소아 붕괴성 장애(childhood disintegrative disorder, CDD)로 나뉘어져 있었지만, 올 5월 발표되는 새로운 DSM-V에서는 아스퍼거는 자폐증 스펙트럼 장애에 자폐성 장애, CDD, PDD-NOS와 함께 묶여졌다.
이전에는 정도가 약한 양호한 자폐증으로 주장된 경우도 있었다. 또한 고기능 자폐(high functioning autism)로 간주되기도 하지만 차이가 있다고 보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불행히도 아직까지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뇌 촬영을 해보면 전두엽과 다른 부위도 발달이 덜 됐다고 하지만 진단용으로는 정확도가 매우 낮아 실제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조 전문의는 “뇌 촬영은 다른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특수연구 목적이며, 진단용으로는 정확도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증상
자폐증과도 비슷하지만 언어장애가 없고, 지능 저하는 동반되지 않는다. 어떤 경우는 지능이 더 높은 경우도 있다.
조 전문의는 “하지만 대화하는 것이나 대화 내용이 어색하거나 말을 해도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만 이야기하거나, 남의 감정이나 감정 상태를 읽지 못하고, 서로 소통이 안 되며, 친구관계 형성이 안 된다. 또 취미나 게임, 특별한 만화 캐릭터 모으기 등 강박적인 증상도 많이 보인다. 복합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자기의 세계에 빠져 살거나 혹은 특정 분야에서 두각이나 재능을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언어발달 지연이 없어 보통 아이들처럼 2세 정도에 한 가지 단어를 말하고, 3세 정도에는 2개 이상의 낱말을 이용해 문장을 만든다. 하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어린이들은 보통의 대화를 하기에 어려움을 겪으며, 보통의 사회적 상호간에 의견을 주고받는 교환능력이 결여돼 있다. 또한 청년기에는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보이기도 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 해서 다 천재인가?
조 전문의는 “천재가 아니고 특수 분야에서 특별한 기능을 보이기도 한다. 자폐증에서는 대개 환자의 3분의 2에서 지능저하가 동반되는 것을 고려하면 기억력이 어떤 특수 분야에 뛰어나다거나 IQ가 좀 높은 아이들이 나온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또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만으로는 해결되지 못한다. 조 전문의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잘 받아 아스퍼거 증후군 자녀의 장점을 발견해 장점은 잘 키워주고, 나쁜 버릇들은 행동 프로그램으로 지속적·규칙적으로 고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스퍼거 증후군과 다른 문제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조 전문의는 “순수 자폐증 환자나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로는 대형 총기사고 같은 사건을 못 일으킨다. 자폐증 계통의 장애는 주로 환자 본인들이 왕따를 당하는 편이고 계획적으로 보복행동, 특히 계획적인 보복극 같은 것은 실행할 능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아스퍼거 증후군은 비슷한 정신과적 문제들로 잘못 오인되는 경우도 많다. 조 전문의는 “원래는 분열 성격장애 유형으로 소아성 정신분열증이었는데, 타인을 대하는데 수줍어한다든지, 혹은 우울증 문제가 있다든지, 남을 피하고 말 잘 안하는 증상 등 비슷한 정신과 문제들 때문에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잘못 오진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각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
먼저 가족이나 부모 및 환자 모두 전문가나 전문기관의 상담이 필요하다. 또한 환자에게는 대화와 사회 기술훈련 치료, 인지행동 수정 테라피 등이 치료에 쓰인다.
조 전문의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경우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지만 저소득인 경우는 그냥 방치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정부기관이나 특수치료를 위한 시스템을 찾아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는 실패와 좌절의 경험이 쌓이고, 홈스쿨링으로 친구들과 멀어지면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동반되는 강박증세가 너무 심하든지, 기분변화가 심하거나, 충동적으로 화를 조절 못하거나, 자기 세계에 빠져 망상적 증상이 생긴다든지 등 특수 증상에 따라 지속적인 관찰과 정신과적 진단 및 약물치료 도움이 필요하다.
<도움말 주신 분>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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