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사망률은 여성이 남성의 2배로 보고된 바 있다. 혈관에 플라크(plaque)가 쌓이면 혈관이 막히고 결국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을 부른다. 심장질환은 미국에서 여성 사망원인 1위로 꼽힌다. 나이가 들수록 심근경색으로 입원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다. 또한 심근경색이 발생했을 때 가슴통증을 느끼는 여성은 3분의 1 이하이다. 더욱이 겨울철에는 심혈관계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많은 여성들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을 갖고 있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건강 잡지‘헬스’(Health) 최신호에 수록된 심장건강 매뉴얼을 소개한다.
#고혈압
미국에서는 45세 이상 여성의 약 50%는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의 유연성은 떨어지고 혈관이 좁아지며 혈액 흐름이 어려워진다. 혈관 벽은 손상되고 결국 신장이나 눈에 문제를 일으켜 신장 손상, 실명 같은 합병증을 비롯해 혈전(피떡)이 형성되면 심근경색(heart attack)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여성 심혈관계 센터 디렉터 레슬리 조 박사는 “과체중 인구가 늘어나면서 젊은 여성 사이에서도 고혈압을 발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체중은 혈관은 물론 우리 몸에 큰 부담이 된다. 또한 앉아만 있고 잘 움직이지 않는 생활습관, 지나친 염분 섭취, 가족력, 당뇨병이나 건선(psoriasis) 병력 등은 잘 알려진 고혈압 위험인자들이다.
여성의 경우 임신기간에 고혈압이었다면 역시 주의해야 한다. 출산 후에 다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어도 고혈압 발병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있다. 하지만 자꾸 어지럼증이 나고, 시력이 흐려지거나 잦은 두통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의사를 찾아가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주치의를 정해 매년 혈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정상 혈압은 120/80mmHg이며, 130/80은 경계성 고혈압(borderline hypertension)에 해당한다. 경계성 고혈압이 진단으로 나온 경우는 몇 주 후에 다시 혈압을 재봐야 한다. 경계성 고혈압은 체중을 줄이거나 하루 염분 섭취를 1,200mg 이하로 섭취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며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는 등 라이프스타일을 조금만 바꾸는 것만으로 3개월 안에 혈압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140/90 이상으로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의사는 이뇨제, ACE 억제제, 베타 차단제 등 고혈압 약물처방을 내린다.
#심계항진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심장박동이 빠르게 뛰는 것이 느껴지면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 바로 심계항진 증상이다. 대개는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스트레스, 지나친 카페인 섭취, 탈수증상, 코 막힘 완화제(decongestants) 사용 등 생활 속에서 여러 요인으로 가슴 두근거림 증상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가슴 두근거림 증상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검사를 해 보아야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혹은 부정맥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부정맥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부정맥이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에 의해 생긴 것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두근거리거나 쿵쿵거리거나 너무 빠르게 뛰는 증상이 나타나며, 심지어 편하게 쉬고 있을 때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상심실성 빈맥이 원인인 부정맥은 어지럽거나 속이 메슥거리기도 하며 기절할 수도 있다.
심계항진이 처음 나타나면 일단 물을 많이 마시고, 카페인 음료나 음식 섭취는 피한다. 하지만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지속되면 심전도 검사나 홀터 모니터 검사를 해본다. 가벼운 증상 치료를 위해 미주신경자극술을 하기도 하는데, 심장에 전기자극을 주어 심장박동을 느리게 하는 방법이다. 미주신경자극술이 효과가 없으면 약물치료 또는 심장의 전기신호를 다시 맞추는 다른 치료법이 적용된다.
#콜레스테롤
혈액 속 지방 성분이 높은 것을 고지혈증이라 한다. 콜레스테롤 자체는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콜레스테롤도 우리 몸에 필요하다. 에스트로겐 같은 호르몬은 콜레스테롤에서 합성된다. 콜레스테롤 검사에서는 LDL, HDL, 중성지방,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중요하다.
저밀도 지질단백질(Low-density Lipoproteins, LDL)은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LDL 수치가 높으면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게 된다. LDL은 혈관 벽에 붙어 플라크를 형성해 혈관이 좁아지게 만들고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킨다.
고밀도 지질단백질(High-density Lipoproteins, HDL)은 일명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HDL은 혈액 속 과다해진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다시 운반해 분해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중성지방은 다른 종류의 지방으로 혈액 속을 떠다니며, 혈관을 막히게 한다. 나쁜 콜레스테롤처럼 수치가 올라가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과체중, 잘 움직이지 않는 생활습관, 기름진 식사 등은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에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 HDL을 적게 생성하고, LDL과 중성지방은 증가한다.
고지혈증도 혈압처럼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 콜레스테롤 검사 후 정상이면 5년 뒤 다시 재검사를 받는다. 여성은 폐경기 후에는 매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과 지방 섭취를 줄이면 콜레스테롤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12주간 생활습관 교정을 한 뒤에도 수치에 변화가 없다면 스타틴 같은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가슴통증은 위험신호
동반 증상 잘 살핀 후
의사와 상담 바람직
#그 외 주요 위험인자들
고혈압, 고지혈증, 유전적 요인 외에도 당뇨병, 흡연, 복부지방은 심장질환의 위험인자로 꼽힌다.
▶당뇨병: 성인 당뇨병 환자는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2~4배. 혈당이 높으면 피가 끈적끈적해지며 혈관이 단단해지고 혈관이 막히게 된다.
▶흡연: 흡연하는 사람은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역시 2~4배다. 담배는 혈압 상승 및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복부지방: BMI 수치는 정상이어도 배가 과하게 나왔다면 허리둘레가 정상인 사람보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거의 3배나 된다. 복부지방은 지방산과 코티솔 같은 호르몬을 분비해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상승시킨다.
#가슴통증이라고 해서 다 심근경색의 신호일까?
가슴통증 증상은 기관지염에서부터 핫번(heartburn)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가슴통증이 나타나면 동반되는 증상을 잘 살피고, 의사에게 즉시 문의한다. 가슴통증이 심하지 않고 동반되는 증상이 없더라도 일단 가슴통증이 나타나면 의사를 찾아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가슴통증이 아주 심하다: 갑자기 아프거나 눌러 부수는 듯한 통증, 가슴 압박감을 느끼며 정중앙이 아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가슴이나 허리 위쪽, 복부, 혹은 팔 윗부분에 느껴진다. 식은땀이 나며 구역질이 동반되며, 심한 호흡곤란, 극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심근경색이다. 바로 911을 불러야 한다. 신속히 ER에 가서 조치를 받으면 90% 이상은 살아난다. 아스피린을 바로 먹는 것도 심장손상을 줄이는데 도움될 수 있다.
-가슴통증이 심하지는 않지만 열이나 오한, 줄줄 흐르는 콧물, 기침 등이 함께 나타나면: 폐렴이나 기관지염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특히 지속적인 기침이 동반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즉시 의사를 찾아간다.
-가슴통증이 심하지는 않지만 누워 있거나 혹은 움직일 때 호흡곤란이 나타나면: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울혈성 심부전, 천식, 폐부종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간다.
-가슴통증이 심하지 않아도: 구역질이나 소화가 잘 안되거나 속이 쓰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 가슴통증을 단순한 소화불량 증상으로 환자가 오인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단순 소화불량인지, 가슴통증인지 판별을 위해 의사를 찾거나 전화로라도 문의한다.
-음식을 먹거나 뭔가 삼킬 때만 가슴통증이 나타나면: 핫번 혹은 위염 같은 위장 문제 때문일 수 있다. 제산제를 복용하거나 문제가 계속 지속되면 의사를 찾는다.
#심장 건강에 도움되는 음식은
▶오트밀: 심장 건강에 대표적인 아침식사로 추천되는 곡물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어떤 종류든지 오트밀은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스틸-컷(steel cut)을 추천한다.
▶올리브 오일: 스페인 연구에 따르면 하루 2테이블스푼의 올리브 오일은 심장질환 위험을 거의 반으로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 오일의 단일불포화 지방산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한다.
▶연어와 참치: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들로 콜레스테롤과 혈압, 중성지방을 낮추는데 도움된다. 미 심장협회(AHA)에서는 일주일에 2회 정도 먹을 것을 추천한다.
▶콩: 미전국 건강 및 영양연구 조사에 따르면 일주일에 콩을 4회 먹는 사람들은 콜레스테롤이 낮아져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22%나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 알고 있어야 할 내 몸의 건강수치
콜레스테롤 200mg/dL·혈압 120/80mmHg
허리둘레 35인치·BMI는 23 이하로
콜레스테롤, 혈압, BMI, 허리둘레 등은 심장질환과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알 수 있는 수치들이다. 콜레스테롤 검사에서는 총 콜레스테롤, LDL, HDL, 중성지방 등 4가지 수치를 점검해야 한다.
◎총 콜레스테롤은 200mg/dL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LDL은 100mg/dL 이하, HDL은 60mg/dL 또는 그 이상이어야 한다.
◎중성지방은 150mg/dL 이하여야 한다.
◎혈압은 120/80mmHg 이하여야 한다.
◎BMI는 미국인의 경우 24.9 이하여야 하지만 한인은 23 이하여야 한다.
◎허리둘레 35인치 이하, BMI는 정상이어도 배가 나왔다면 심장질환 위험이 커진다.
미국에서는 여성의 경우 허리둘레가 35인치(89cm) 미만, 남성은 40인치(102cm) 미만이어야 한다. 그 이상이면 심장질환, 고혈압,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한국 기준으로는 여성은 33.4인치(85cm), 남성은 35.4인치(90cm) 미만이어야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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