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등 20여명이 한사람 부정 알아채지 못해
강화되고 체계적인 정기적 감사 필요 지적
샌프란시스코 한미노인회 김동수 회장이 3년간 7만여 달러를 무단 인출한 사실을 이사회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허술했던 재정관리 상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17명이나 되는 이사와 3명의 자문의원 등 총 20명이 김동수 회장 1명이 하는 일을 모를 수가 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SF 노인회 박병호 전 부회장은 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인 회계보고는 얼마가 이달에 들어오고 나갔는지를 보고하는 정도였다”면서 “1년에 1번 총회에서 회계 결산보고를 하면서 은행 내역서 카피본을 나눠주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는 회계사를 통해 했기 때문에 완벽하다고 판단해 거론하지 않았다”며 “이사회를 비롯한 노인회원들은 수십 년간 예치됐던 CD예금이 당연히 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전 부회장은 “김 회장이 이런 허술한 관리체계의 허점을 노리고 노인회 재무 업무를 장악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30년 이상 예치돼 있는 CD가 잘 있을 거라는 막연한 회원들의 믿음과 이사회의 꼼꼼하지 못한 일처리가 일을 키웠다는 지적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전혜경 재무이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매달 노인회로 발송되는 운영자금 계좌 내역서를 김 회장 이외에 아무도 오픈하지 않았다”면서 “입출금 자체도 별도의 장부를 만들어 관리해 오면서 실제 노인회 재정 상태는 김 회장밖에 몰랐다”고 밝혔다. 총체적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는 대목이다. 3년 동안 6~7차례에 걸쳐 7만달러 이상의 뭉칫돈이 노인회 체킹 어카운트에서 빠져나갔지만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본보가 한미은행측을 통해 인출 경로를 입수하기 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나 회원들은 김 회장이 CD에서 바로 현금을 빼간 것으로 알고 있었다.
또한 비대위 정지원씨에 따르면 김동수 회장과 더불어 노인회 계좌의 서명권자로 알려졌던 지장희 전 총무는 “2년전 총무직을 관뒀는데 왜 아직까지 자신이 노인회 계좌 사인권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현재 노인회 계좌가 동결된 상태며 더 이상 지장희 전 총무는 사인권자가 아니다. 이사회는 2년 전에 그만둔 사람이 서명권자로 남아있는 사실도 몰랐고 지씨를 공동서명권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도 몰랐다는 이야기다.
회장의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이사회의 기능이 완전 마비상태였다는 의미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번에 김 회장의 공금횡령이 밝혀진 계기도 자체 감사가 아닌 김 회장이 CD예금 스테이트먼트 카피본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숫자가 고친 것 같이 조잡하고 줄도 맞지 않아 덜미가 잡히게 됐다.
다시 말하면 카피본을 제대로 만들었다면 무단인출이 걸리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사회 관계자는 1년에 1번 총회에서 결산보고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감사 기능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강화되고 체계화되면서 정기적인 감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판겸, 김종식 기자>
=======================
■SF 한미노인회 사태로 본 5년전
EB한미노인봉사회 회장 횡령의혹 사건
=========
고발 흐지부지, 영구제명처분만
=======
EB한미노인봉사회(회장 김옥련)도 2008년 윤석호 전 회장 독단으로 노인회 건물을 담보로 2만7,000달러를 추가대출받은 사건이 있었다. 김옥련 회장은 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에 윤 전 회장을 고발했지만 그 돈의 사용처를 정확히 밝혀낼 수 없다"며 “결국 흐지부지되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윤 전 회장은 모든 체크의 수신인란에 ‘cash’라고만 적고 마음대로 노인회 운영자금을 썼다"며 "이사회 결의없이 노인회관을 교회로 명의변경해놓아 다시 복원하는데 힘들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윤 전 회장이 그렇게 EB노인회 이미지를 추락시켜 그후 1년간 고생했다"며 "SF한미노인회도 그 여파가 오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나도 노인회장이 되어서야 윤 전 회장의 부실재정과 자금유용, 횡령의혹을 알게 됐다"며 "회장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운용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다시는 윤 전 회장이 EB노인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영구제명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한인단체의 불상사가 잦아지면 미국사회에서 신용을 잃게 된다"며 "부도덕하게 운영한 것이 탄로나면 결국 자기인생을 망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직 운영’을 강조하며 한인단체들이 이번 SF한미노인회 사태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영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