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추수감사절, 감사의 계절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가장 감사해야 할 대상은 누구일까? 물론 모든 것에 감사하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감사해야 할 대상은 바로 손님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은 사실 비즈니스 경영의 기초다. 일본에서는 한 술 더 떠서 “손님은 신(神)이다”라고 말하고, 중국에는 “손님을 부모님처럼 대하라”라는 명언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손님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가르침이다.
내가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 누누이 강조하는 말이 있다.
“당신들의 월급은 사장인 내가 주는 것도 아니고, 회사가 주는 것도 아니다. 바로 손님들이 주는 것이다. 그 고마운 돈으로 회사가 운영되고, 당신들도 먹고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늘 고객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잔소리 같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직원들 하나하나가 이런 마음을 갖지 않으면 회사가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그런 소신을 한결 같이 지켜온 덕에 지금 이나마 성공(?)했다고 믿고 있다.
물론, 손님 중에는 왕 대접을 받기 어려운 행동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나는 손님이니까, 여기선 왕이지!”라고 생각하고 무례하게 행동하는 폭군(?) 같은 손님들 때문에 이른바 ‘감정 노동자’들이 정신적, 인격적으로 무척 힘들어하는 것도 사실이다.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을 만들어야 할 정도라니…실제로 미국의 상점에는 “우리는 손님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곳이 적지 않다. 공연한 경고나 협박이 아니라, 상점의 합법적인 권리라고 한다. 인종, 나이, 국적, 성정체성 등으로 차별을 하거나 서비스를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종업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손님을 거부하는 것은 법이 보호하는 상점의 권리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은 왕이다. “장사하려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놓아야 한다”는 식의 무조건 저자세가 아니라, 자신감을 가지고 진심으로 손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진심이다. 한국의 백화점 점원들이 하는 것 같은 지나치게 형식적인 친절이 아니라, 진심으로 대하면 불평이 생길 수 없다. 손님들은 그것이 형식적인 것인지, 진심에서 우러나는 것인지 금방 안다. 손님들은 만족을 넘어서 감동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날의 손님들은 외롭다.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는 ‘소비자’로 취급된다. 하나의 인격체로 취급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인 것이다. 그래서 외로운 것이다. 그 공허함을 메워주는 것이 바로 “손님은 왕”이라는 말일지도 모른다. 외로운 소비자들은 물건을 사면서 만족과 감동을 원한다. 자신을 ‘돈’이 아니라 ‘인간’으로 대접해 주는 진심을 원하는 것이다.
손님을 설득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진심은 자신감에서 나온다. 매우 어려운 일 같지만 따지고 보면 지극히 간단한 일이다.
내가 사용할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상품을 정직하게 정성껏 만들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듯 진심으로 서비스를 한다는 자신감을 가지면 되는 일이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손님들 덕에 내가 있다는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인도의 한 귀족이 말했다는 인생관을 다시 새겨본다.
“손님은 왕이다. 내가 가지고 태어난 내 몸뚱이 외에 살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물건은 나를 스쳐가는 손님이고, 나를 방문해 준 그 손님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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