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산삼 단속 강화 보도
▶ 중국 수요 크게 늘어, 파운드에 1천달러 호가, 채취기간 어겨 실형, 마약 바꿔 판매도 기승
야생 산삼의 중국 내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국 내 공급이 부족해지지 산삼가격이 급속한 속도로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불법 채취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애팔라치아 산맥과 중서부 지역 고산지대에서 생산되는 산삼(야생 인삼)이 증국으로 수출되면서 산삼의 가격 급등은 물론이고 이를 채취하려는 심마니들의 불법 채취 및 불법 판매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릿 저널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산기슭 숲속에서 자라는 산삼은 파운드에 1,000달러를 호가하고 있으며 수년 전보다 700달러 이상 올랐다. 이같은 가격 인상은 팽창하는 중국 중산층의 수요가 늘어 난 데다가 미국의 채취규정이 까다로워지는 등의 갖가지 요인들로 미국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공장막 아래에 재배되는 산삼은 야생 산삼보다 가격이 훨씬 싸다. 야생 산삼이 중국 토종 산삼과 더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야생 산삼이 채취되는 지역의 정부 관계자들은 빠른 가격 인상으로 인해 숲속마다 스크루드라이버와 사재 채취기구를 든 사람들로 가득 찬다고 말했다.
어떤 경우에는 아파라치아 산맥 일대에서 공식 채취기간이 되기도 전에 불법으로 채취하는 사람들이 마약범죄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불법 채취꾼들은 산삼을 마약으로 바꾸거나 마약을 구입하기 위해 현금화 하고 있는 것으로 주정부 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웨스트버지니아 자연자원부에 따르면 공식 산삼 채취시즌이 시작되는 9월1일을 1주 앞둔 8월27일 하루 동안 시가 18만달러 상당의 불법 산삼 190파운드를 압수했다. 보통 연간 30파운드 정도 불법 채취 산삼을 압수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주정부는 관련자 11명을 체포했고 권총 2정과 현금, 다량의 진통제 등을 압수했다.
웨스트버지니아 남부 8개 카운티를 관할하는 자연자원부 래리 케이스 서장은 “역대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웨스트버지니아가 올 8월 실시한 불법 산삼 채취단속에서 200파운드가량의 산삼과 함께 불법 마약류, 총기류, 현금 3만달러가 압수됐다. 남부 인디애나에서도 8월 초 일제 단속으로 공식 채취기간에 앞서 불법 채취에 나선 25명을 체포 또는 경고 조치했다. 또 이미 산삼 관련 체포자 수가 지난해 수준을 육박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지난 8월 재범 불법 채취꾼이 5.5개월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위스콘신 역시 불법 채취 단속을 펼쳐 평소 30건을 훌쩍 넘은 175건의 법원 출두명령서를 발부했다.
산삼 불법 채취 및 주 산림지 무단침입은 경범죄이기 때문에 일명 ‘생어스’(sangers)라고 불리는 채취꾼들은 수백달러 벌금 정도의 가벼운 처벌을 받고 있어 단속이 무색할 지경이다.
산삼을 불법으로 구입해 주 경계를 넘는 딜러들은 연방 중범죄로 기소된다.
단속경찰들은 처벌기준이 너무 낮기 때문에 불법 채취꾼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단속 인력 부족으로 이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독립전쟁 때부터 산삼 무역
야생 산삼은 북미주에서 1715년 처음 발견돼 오랜 기간 중국으로 수출돼 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조지 워싱턴이 모피와 인삼을 취급하는 사냥꾼들에게 돈을 빌렸다는 점을 들어 미국 독립혁명 당시 조달된 자금이 인삼 무역자금도 일부 포함됐다고 주장한다.
또 일부 학자들은 존 제이콥 애스토가 배로 중국과 모피와 함께 수천파운드의 인삼 무역을 했고 1804년 몰몬교회의 창시자인 조셉 스미스 주니어가 파운드당 4달러 이상을 받고 인삼을 판매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1956년까지 산삼의 도매가격은 파운드당 20달러에 그쳤다. 요즘은 미국과 세계 180개국이 맺은 멸종위기 야생종 무역규제 대상인 미국 토종 수출품목 중에서 산삼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많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어획수렵서비스국에 따르면 미국 산삼의 연 도매 무역량은 2,690만달러에 달한다. 또 미국 산삼의 90%는 홍콩으로 수출돼 아시아 각지로 팔려 나간다.
2012년 미국은 산삼 4만5,000파운드를 수출했고 경작 인삼은 34만2,000파운드였다.
▲식생 파괴로 산삼 생산 줄어
최근 들어 산삼의 주산지인 세계 식생 파괴로 인해 산삼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연방 당국은 연방 소유지에서의 산삼 채취를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고 많은 주 정부에서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주 정부와 인삼 딜러들은 불법 채취가 늘어나면서 산삼 공급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산삼 채취를 허용하는 19개 주 정부는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채취꾼들은 성채만 채취할 수 있으며 채취된 산삼의 씨앗은 같은 장소에 심도록 규제한다.
코넬 대학의 자원 프로그램 담당자였던 로버트 베이퍼스는 상당량의 산삼이 몰래 채취돼 팔려나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산삼을 불법으로 팔기가 너무나 쉽다”고 말했다.
베이퍼스는 현재의 규제가 산삼 보호에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며 불법 채취꾼을 막기보다는 규정을 지키는 채취꾼들만 옥죄고 있다며 법 개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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