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인타운으로 이사를 와서 개업을 한지 일년이 조금 넘은 지금 느끼는 점은 한인들 중에 처방약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일어났던 일이다. 당뇨환자 한 분이 혈액검사 결과를 토론하기 위해 방문하셨다. 3개월 전보다 당뇨의 조절이 악화된 것을 발견하고 식단을 조사하고 토론 끝에 결국 약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긴 시간 들여 고민하면서 계획을 짰다.
약을 추가한다고 결정한 후에 “선생님 죄송한데요, 제가 당뇨약이 안 좋다고 해서 안 먹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런 일들은 어느 내과병원에서든 종종 일어나는 일 중에 하나다. 얼마 전에는 신문에 베니카라는 혈압약이 안 좋다는 기사가 났다. 베니카를 먹은 사람 중에 저혈압으로 뇌졸중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처방전들은 이런 문제점들이 불거져 기사화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캘리포니아의 보건복지부 역할을 하는 California medical board는 의사가 처방을 해야만 구입할 수 있는 모든 약들을 처방약이라고 부르지 않고 모두 ‘dangerous drug’ 즉 위험한 약물이라고 일컬으며 구분을 따로 해놨다. 그러면 정녕 이런 약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을 얻고 부작용에 시달리는 것인가?그리고 이렇게 모든 처방약을 위험한 약물로 구분해서 일컫고 있으니 모든 사람들은 안전을 위해서 약을 먹지 말아야 할까?저는 이런 경우에 자동차의 예를 든다. 자동차는 대단히 위험한 기계이며 살상무기이기도 하다. 통계에 의하면 2010년 한해 동안 자동차로 인해 224만명이 부상당하고 3만3,000명이 사망했다. 반면 총으로 인한 사고는 8만4,258명뿐이었으며 사망의 경우 타살이 1만1,000명, 자살이 21만,000명으로 총기에 못지않은 살상무기가 자동차이다.
의사의 처방약은 자동차와 같다. 처방약으로 인하여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 처방약들이 의사로부터 처방되는 이유는 그 약으로 인해 환자가 사고가 생길 확률보다 더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그 약을 먹고 부작용이 있던 환자가 왜 그런 약을 줬냐고 말하는 것은 자동차를 타다 사고가 난 사람이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차사고가 안 났을텐데 왜 차를 타고 다니냐고 말하는 것과 같다.
모든 약에는 혜택과 부작용이 있다. 처방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광고되어 팔리는 보조품과 보약도 부작용이 다 있다. 단지 FDA와 정부로부터 철저한 제재를 받는 것이 처방전뿐이고, 처방전만이 과대광고를 하지 못하며 그 부작용을 공개적으로 철저하게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불거져 보이는 것 뿐이다. 저자는 다른 모든 내과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처방전으로 인하여 부작용이 생기는 사람을 종종 보고, 보조품이나 한약을 먹고 간이나 신장, 또는 심장까지 망가지는 사람들도 자주 본다.
세발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면허증이 필요없지만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면허증이 필요한 것은 그만큼 자동차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위험한 만큼 우리의 생활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처럼 처방전 또한 사람들의 건강과 질병의 치료에 월등한 효과가 있지만 그만큼 부작용이 있으면 위험성도 올라가기 때문에 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의사만이 줄 수 있게 장치를 해놓은 것뿐이다.
의사들이 처방전을 아무 생각없이 끄적끄적 써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건강과 질병, 그리고 약의 작용과 부작용에 대해 누구에게 내놓아도 손색없는 실력들이 숨어 있다는것을 환자들은 인식을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신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환자는 의사의 처방전을 자신 마음대로 바꾸게 되고 결국 최선의 치료의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 그럴 경우 결국 불이익을 받는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환자가 된다.
(213)674-8282, www.iVitaM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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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혁 <내과·신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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