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하원 34지구 보궐선거에서 로버트 안 후보가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1992년 한인 최초로 김창준 전 의원이 당선돼 3선을 지내고 물러난 후 한인사회로서는 지금 연방의회에 가장 가까이 다가섰다. 6월6일 본선까지 두 달 안 후보와 한인 커뮤니티는 연방하원 입성이라는 고지를 향해 최선을 다해 달려가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
안 후보의 결선 진출은 두 달 전만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34지구는 인구 70만 명의 광활한 지역인데다 등록 유권자 30만5,000명 중 절반이 히스패닉이다. 히스패닉 밀집지역으로 하비어 베세라 전 의원이 24년이나 재직한 전형적인 히스패닉 지역구이다. 히스패닉의 표로 또 다른 히스패닉 정치인이 지역구를 이어받으리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했다.
정치 경험 전무한 한인 후보의 출마 선언은 처음 눈길도 끌지 못했다. 무모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초반의 회의적 시선과 무관심을 뚫고 안 후보는 당당히 2위를 차지,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선거는 표, 유권자들이 합심해 표를 모아주면 이긴다는 단순한 진리가 확인되었다.
안 후보의 선거운동이 궤도를 잡으면서 한인사회에는 변화가 일어났다. 한인사회의 숙원인 ‘연방하원의원 탄생‘의 꿈이 자원봉사자들을 모여들게 하고, 유권자 등록 운동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한인들이 똘똘 뭉쳐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를 한 결과가 이번 안 후보 결선 진출이다.
안 후보의 본선 캠페인은 예선 캠페인과는 달라야 한다. 한인사회 위주의 선거운동에서 벗어나 타 아시안 커뮤니티와 주류사회가 공략 대상이 되어야 한다. 어렵겠지만 히스패닉 커뮤니티를 파고들어 그들의 표심도 얻어내야 한다.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의 필요성을 강조해 한인 표심을 얻었다면 이제는 연방의원으로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지역주민들의 삶을 개선할지 포괄적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한인사회의 지원도 달라져야 한다. 안 후보가 타 커뮤니티 캠페인에 전력투구할 수 있도록 한인사회 캠페인은 한인들이 맡는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세 가지가 필요하다. 유권자 등록, 선거기금 모금, 자원봉사자 확충이다.
이번 선거를 위해 한인 유권자들은 1만8,694명이 등록을 했다. 단기간에 이룬 대단한 성과이다. 하지만 아직 등록하지 않은 한인 유권자들이 2만7,000여명이나 있다. 투표율 낮은 선거에서 이는 대단히 큰 숫자이다. 4일 예선 투표율은 10% 남짓, 3만 명 정도가 투표했다. 예선 1위인 지미 고메스 후보에게 본선에서 히스패닉 표가 대거 몰릴 것을 생각하면 한인 유권자들은 똘똘 뭉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지역 한인들은 유권자 등록과 투표에 더욱 적극적이기를 당부한다.
선거는 표 싸움이자 기금 싸움이다. 선거기금은 캠페인의 생명이다. 주류 사회와 타 커뮤니티 홍보에 나서려면 막대한 기금이 필요하다. 상대인 고메스 후보는 노조와 특수이익 집단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으니 힘든 싸움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기금모금에 미 전국 한인사회가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은 반갑다.
한인사회가 정치력 없는 설움을 뼈저리게 겪었던 4.29 폭동이 올해로 25주년이다. 이후 각 지역단위 정치인들은 늘었지만 연방의회의 문은 아직 열지 못했다. 연방의회의 막강한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이제 우리도 연방하원에 우리의 대변인을 보낼 때가 되었다. 힘을 모으면 어떤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지 우리의 저력을 확인한 것이 이번 선거 결과의 의미이다. ‘연방하원 입성’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표로, 기금 후원으로, 자원봉사로 그리고 후보에게 보내는 따뜻한 격려로 한인사회가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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