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재의 부동산 상속은

한국 소재의 부동산을 미국 리빙 트러스트에 넣을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많다. 물론 가능하다.

그런데 실제로 한국에서 미국 리빙 트러스트를 인정하느냐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 결국 미국 리빙 트러스트에 명시를 할 수 있으나 한국법에 따라서 상속등기를 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재혼한 부인이 자신의 리빙 트러스트에 새 남편이 한국 부동산을 수혜 받게 했다면, 부인의 사망 시 새 남편이 리빙 트러스트 서류만으로 한국에서 상속등기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고객 중 한분도 결국 그 이유로 사망한 부인의 자녀들이 먼저 상속등기를 하고, 그 후 새 남편이 자녀들에게서 증여를 받는 형식으로 재산을 상속받았다. 그 사이에 세금은 사망한 부인에게서 자녀로 넘어가면서 상속세가 발생했고 또한 자녀가 새 아버지에게 재산을 증여하면서 증여세까지 발생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부수적인 등록세, 취득세 등등으로도 많은 세금을 물게 되었다.

따라서 리빙 트러스트에 한국 재산을 언급한다는 것은 수혜자에게 하나의 증거서류를 남기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차라리 엔분의 일로 받게 하는 한국의 상속등기를 따른다면 미국 리빙 트러스트에 한국 재산을 굳이 명시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의 상속등기를 따르지 않기를 원하면 즉 엔분의 일로 수혜자가 받아가는 것을 원치 않을 시, 한국식 유언장을 제대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식 유언장을 영어로 써서 가져가면 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많다. 결국 미국에서 만든 영어로 적힌 유언장으로 한국 등기사무소에서 상속등기를 진행한다고 한다면 해당 공무원이 제대로 일처리를 할 수 있을지 당연히 의문이 든다.

한국 소재 부동산 상속으로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하고자 연락 오는 이들도 많다. 안타깝게도 소재지가 한국이기에 한국에서 소송을 진행해야하는 경우이다. 한국국적자인 아버지가 한국 부동산에 관해, 본인을 상속에서 제외시켰다면 결국 한국에서 유류분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반대로 부동산 소재지가 미국이라면 해당 주에서 상속소송이 가능하다. 허나 한국법과 달리 유류분 소송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에 단순히 상속에서 제외되었다고 상속소송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인이 어느 관할구역에서 소송을 진행해야 할지 미국법/한국법을 꼼꼼히 따져보고 피상속인 즉, 상속을 주는 이의 국적과 상속재산의 소재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어렸을 때 크면서 차별을 받았는데 상속에서까지 제외되었다고 울며 전화 오는 이들도 있다. 이때 그나마 부동산 소재지가 한국인 경우, 한국 변호사를 소개하거나 아니면 한국과 미국 양쪽에 다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변호사들의 연락처를 알려준다.

반면 미국 소재 부동산에 미국 거주자인 부모가 남긴 상속계획에서 제외되었다면, 특별한 사유 없이는 상속소송에서 승소하기가 거의 힘들다. 상속에서도 제외되었는데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말을 해 줄 때 전화기 반대쪽에서 한숨소리가 크게 나는 것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상속권은 부모가 해당 자녀에게 상속권을 주었을 때만 자녀가 누릴 수 있는 특혜인 셈이다. 단지 내가 부모의 자녀라서 누릴 수 있는 자동적인 권리가 아닌 셈이다.

손님들에게 자주 법은 무색깔이라는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즉 누가 더 착한 지 누가 더 억울한지가 아니고 명시된 그대로 집행될 뿐이다. 미국에서 리빙 트러스트를 작성하는 것도 상속법원을 피하기 위함도 있으나 본인이 원하는 상속집행을 본인이 잘 색칠하고 그리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평상시 부모공경을 열심히 한 자녀 혹은 경제적인 뒷받침이 더 필요한 자녀들에게 더 남기기 위해서도 전문가를 만나 제대로 된 유산상속계획 즉 리빙 트러스트를 만들어 놓아야한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결국 본인 사후 상속을 위한 교통정리는 본인이 건강할 때 해 놓아야 한다.

(213)380-9010, www.parklaws.com

<박유진 유산상속법 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