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미 본토에 핵탄두 공격 가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골치 아픈 새로운 궤도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 한 주간 일어난 일을 살펴본다.
■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과의 긴장국면으로 인해 오는 2월 평창 동계 올림픽에 미국 선수단이 참가할 수 있을지 여부가 ‘결론내리기 어려운 문제’가 되었다고 경고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공보관은 이후 올림픽 참가에 대한 공식 결정은 내려진바 없지만 ‘목표는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H.R.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매일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경주를 하고 있다, 정말이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위해 경주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가안보 관련 공화당 리더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군사적 충돌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국방부는 2만8,000 주한미군의 가족들을 한국에 보내 군 기지에서 살도록 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호전적 언사들이 나오던 뒤에서는 미국과 한국이 지난 4일부터 합동 공중훈련을 하고 있었다. 북한 핵과 미사일 실험지점들 타격을 목표로 하는 가상훈련이다. 훈련은 매년 정례적으로 해온 일이지만 이번에는 예년과 다르게 무시무시한 일련의 미 전투기들이 배치되었다. B1-B 랜서 폭격기, F-35와 F-22 등 스텔스 전투기가 사상 최대 규모로 한국에 투입되었다.
이 모두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화염과 분노’, ‘북한 완전 파괴’ 위협과 연장선상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겁을 줘서 최소 20기의 핵무기와 해당 미사일들을 포기하게 만들고 싶어한다.
그 목표가 무엇이든, 이러한 레토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사담 후세인과의 전쟁을 준비하면서 했던 프로파간다를 연상시켜 불길하다. 외부 전문가들은 점점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이 빈말이 아닐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대부분 미국민들은 우리가 얼마나 전쟁에 가까이 가 있는지를 깨닫지 못한다”고 민주당의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일리노이)은 말했다. 그는 이라크 복무 중 양 다리를 잃었다.
최근 의회 연구 서비스 보고서는 어떤 군사행동을 하든 한반도와 일본 그리고 인근 지역에 ‘재앙적 결과들’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남한에서만 ‘수천 수만의 사상자’ 발생, 북한의 화학무기, 생물무기 혹은 핵무기 사용 가능성, 그리고 중국의 개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로 인한 대량살상만도 끔찍한데, 행정부 관리들은 스스로 북한이 보복을 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소문이다. 상당히 미심쩍은 믿음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안보 보좌관이었던 존 월프스탈은 “최고위급 인사들 중에 지금이라도 어떤 군사 행동을 하면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며 위험천만한 착각이라고 말했다.
짐 매티스 국장장관은 맥매스터와 그레이엄을 넌지시 비난하는 한편 ‘외교적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강조하면서 사려 깊은 분별력을 보여주었다. 매티스 장관은 다음달 밴쿠버에서 다국간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해 북한에 대한 외교적 옵션을 모색하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의 노력을 지지했다. 매티스의 국방부는 남한에서 수천명 미군가족을 소개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미군가족 철수는 미국의 군사행동 신호로 해석되면서 동맹인 한국으로 하여금 버려지는 느낌을 줄 수가 있다.
핵보유국이 되려는 북한의 질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 전부터 착착 진행되어 왔지만, 현재 북한 핵 프로그램은 훨씬 더 진전되고 위험해져서 트럼프가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보다 강력한 제재가 뒷받침 된) 외교와 억지력으로 그 위협을 저지할 기회가 아직 있는 상황에서 군사행동은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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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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