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제시 코로나 진정 후 ‘뉴 노멀’ 시대상은
“팬데믹 또 재발할라” 해외여행 엄격 제재
분노 공황장애 증가 속 이웃 돌봄 늘어
코로나19 사태라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난 후에도 타인과의 접촉에 두려움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팬데믹 위기에서 과학과 정치는 물론이고 삶을 형성하는 요소에 주의를 기울이며 변화를 이끌게 된다. 일부러 혹은 무의식적으로 바뀌는 생각과 행동, 사고방식의 변화는 일시적이지만 어쩌면 영구적일 수도 있다.
코로나 이후 일상은 달라질 게 분명하다. 이미 ‘뉴 노멀’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전례 없는 위기이긴 하나 인간과 커뮤니티의 행동방식은 오랫동안 고립과 위기에 빠졌을 때 특정 패턴이 있다고 한다. 1990년대 보스니아에서 수 많은 생명을 앗아간 사라예보 포위전의 생존자로 몬트리올에서 사진학 교수가 된 벨리보 보조비치는 “4년에 걸친 사라예보 포위 총격은 사람들의 공동체의식, 기억, 심지어 시간까지 바꾸어버렸다”고 회상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도 사라예보 포위전이 계속되던 시절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는 그는 아무리 나쁜 상황이 닥쳐도 사람들은 적응해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과 사라예보 포위전이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조사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토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도 편안함을 느끼게 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뉴욕타임스가 코로나 사태 이후 일상을 미리 보는 ‘뉴 노멀’ 시대상이다.
■절반의 봉쇄와 간헐적 제재 이어져
하버드의 한 연구조사는 백신에 의해서든 전 세계적으로 행해지는 전략적인 제재 조치에 의해서든 코로나 바이러스가 통제되기까지는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팬데믹을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완전히 통제란 없다. 스캇 고트립 전 FDA 커미셔너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 집회가 드물어지고 모임은 50명 이하로 제한되어야 한다. 결혼식, 스포츠 행사, 콘서트는 불가능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없다. 샤핑몰과 체육관, 식당, 바, 예배장소도 여전히 전면 혹은 부분적 폐쇄가 진행될 것이고 사무실과 공장도 마찬가지다.
여행은 확산이 통제된 사회에서 새로운 유입으로 인한 감염을 막기 위해 엄격하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적으로 감염이 없어져서 혹은 정치적, 경제적 압력으로 인해 제한이 완화되는 시간과 장소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어딘가에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한 새로운 지역적 발병의 위협이 감지될 경우 다시 제재조치가 내려질 것이다. 정부당국의 메시지가 상충함에 따라 대다수의 개인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된다. 정부가 상점을 다시 열도록 허가해도 직원이나 고객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만인 것이다.
■감염 통제는 적극적으로
통제가 되지 못하면 일상생활을 지배하기 위해 적용되는 규칙과 규범이 급속하게 바뀐다. 싱가포르 정신건강 연구소의 정신과의사 심 강은 2003년 사스(SARS) 대유행은 사람들에게 일상과 정상적 감각, 자유, 대면 관계 등에서 통제 불능을 경험하게 했다고 밝혔다. 사스와 에볼라, 조류독감 등 세계적 대유행으로 기록된 전염병에 대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이 시기 불안과 우울증, 분노 유발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또 자율성과 통제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고 식이요법과 위생에 열성을 부리고 더 많은 뉴스를 읽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의 영향을 연구하는 프랫 연구소 심리학자 루카 루치크는 “장기적이고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사람들은 결국 변화하게 된다”고 밝혔다. 사라예보 포위전의 생존자인 보조비치는 저격수의 대상이 되었던 집 앞 거리를 예로 들면서 “전쟁 중에 그 길을 피해다녔고 그 후에도 그랬다. 몇 달동안 그 길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은 여전히 남아있고 지금도 똑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행동 확산
광범위한 위기 속에 가장 큰 심리적 변화는 ‘사회적 행동’이라는 이웃을 확인하고 궁핍한 사람들을 돌보고 친구들을 위해 요리한다. 적대적인 환경에 갇히면 인간들은 일반적으로 수백명의 그룹 안에서 협력을 통해 번성했다. 이제 자연에 포위되어 소규모 커뮤니티로 격리되면서 우리는 다시 생존본능을 감지하게 되었다. 사스(SARS) 사태에 사람들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서로를 돌보았다. 자본주의적 노력과 경쟁으로 유명한 도시 싱가포르는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의 변화는 위기에 더 많은 자선 네트웍과 상호 지원을 가져온다. 지금 뉴욕에서 형성되는 이웃 중심으로 재편된 로컬 지원단체들의 생성이 한 예다.
■수용을 통한 회복력
심 박사는 팬데믹의 첫 단계는 새로운 현실에 대한 저항하거나 적응하기를 원하는 감정이라며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보존하려고 노력하고 셧다운이 해제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컬럼비아 대학 정치과학자인 디팔리 무커파디야이 박사는 지금 팬데믹 위기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라 비유하며 “사람들은 현재를 살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고통은 깊지만 회복력 또한 강해지기 되어 팬데믹이 끝난 후를 계획한다. 어느 시점에서 콘서트나 결혼식을 할까 단기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여행, 사업적 기회, 관계 맺기가 더 좋은 기회를 맞이해 단기적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무커파디야이 박사는 이 자체가 회복력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고통에 저항하기 보다 적응하고 수용해야 한다. 오랜 기간 고난을 겪고도 지속가능한 삶을 누리는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스트레스와 상처 오래갈 것
과거의 위기를 돌아보면 가장 깊은 상처는 모든 것이 끝난 후에야 드러난다. 사람들은 감정 조절을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고 분노와 공황 장애를 쉽게 느낀다. 갑작스런 불면증과 약물 남용을 시달릴 수도 있다. 보조비치는 10년이 지난 2006년 갑작스런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나타났다고 조심스레 고백하며 “우리는 모두 어떻게든 살아갈 것이다. 우리의 불안감이 어떻게 나타나게 될지 몰라도 상처를 가진 채 살아가게 되고 이런 불안감은 오랫 동안 지속되며 사람들의 상호작용에 심오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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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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