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주춤한 사이로 저녁이 온다 낮동안 빗속에 갇혀있던 개구쟁이 두엇 고샅으로 나와 고립된 정적을 흔든다 애 인 아 노 올 자 호방한 소리로 공중을 흔들…
[2007-06-05]눈독들일 때, 가장 아름답다 하마 손을 타면 단숨에 굴러 떨어지고 마는 토란잎 위 물방울 하나 이인원(1952~) ‘사랑은,’ 전문 놀라워라! 이토록 …
[2007-05-31]칼을 들고 목각을 해보고서야 알았다 나무가 몸 안에 서로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는 것 촘촘히 햇빛을 모아 짜 넣던 시간들이 한 몸을 이루며 이쪽과 저쪽 밀고 당기고 뒤틀어…
[2007-05-24]백화점 정문에서 나를 만나기로 한 약속 일찍 도착한 나는 서 있기도 무엇해 백화점 안을 둘러보는데 미리 와 있는 나는 혼자 뭔가를 먹고 있습니다 저녁이나 먹자고 한 건…
[2007-05-22]-회인에서 속리를 보다 마을 어귀에는 볼록거울이 하나 장승처럼 서있어 그 앞을 지나는 것은 무엇이든 잠시 길게 잡아 늘였다가 놓는다. 좌우로 한껏 당겨졌던 것들은 …
[2007-05-17]부평역 앞 코아빌딩 꼭대기에 빙어 닮은 별 두엇 뜬 저녁이었다 늙은 노새 같은 리어카신발가게의 신발들 위로 컴컴한 삭풍이 쏟아지던 저녁이었다 순대 국밥집 골목길을 타고 온…
[2007-05-15]서랍 밑 홈에 손가락을 걸고 잡아당기면서 이런 홈이 세상엔 몇 개나 있을까 그 속에 아버지의 넓으신 등이 있어 손 대면 문득 뒤돌아보시는 인자하신 얼굴 숲이 들어 있는지 …
[2007-05-10]배를 민다 배를 밀어보는 것은 아주 드문 경험 희번덕이는 잔잔한 가을 바닷물 위에 배를 밀어넣고는 온몸이 아주 추락하지 않을 순간의 한 허공에서 밀던 힘을 한껏 더해 밀…
[2007-05-08]저녁밥을 지으면서 어머니는 새하얗게 솔질한 운동화 부뚜막에 올려놓았다 그때부터 운동화는 가마솥에 귀처럼 붙어서 불과 물 사이 새싹의 꿈 태우고 밥으로 태어나는 쌀들의 빨…
[2007-05-03]거울 앞에서 단추를 채우다가 실밥 몇 올 남기고 사라진 행방을 생각한다 가지런하던 일상의 틀 속에서 문득 일탈한 빈자리, 멱살 잡혀온 날들에 단추는 내 삶 어디쯤 …
[2007-05-01]삶이란 자신을 망치는 것과 싸우는 일이다 망가지지 않기 위해 일을 한다 지상에서 남은 나날을 사랑하기 위해 외로움이 지나쳐 괴로움이 되는 모든 것 마음을 폐가로 만드…
[2007-04-26]세상이 대책이 없기로 하늘에 뜬 별 같구나 하시던 아버지는 홍안의 미소년으로 한강 백사장에서 나와 떨어져서 생존해 오셨다 아버지가 나에게 부당하게 역정을 내실 때 나…
[2007-04-24]누가 내 속에 가시나무를 심어놓았다 그 위를 말벌이 날아다닌다 몸 어딘가, 쏘인 듯 아프다 生이 벌겋게 부어오른다. 잉잉거린다 이건 지독한 勞役이다 나는 놀라서 멈칫거린…
[2007-04-19]언뜻 내민 촉들은 바깥을 향해 기세 좋게 뻗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제 살을 관통하여, 자신을 명중시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모여들고 있는 가지들 자신의 몸 속에 과…
[2007-04-17]꽃 피울려고 온몸에 힘을 쓰는 벚나무들, 작전도로 신작로 길로 살 하나 툭 불거진 양산을 쓰고 손으로 짰지 싶은 헐렁한 스웨터를 입고, 곰 인형 가방을 멘 계집애 손을 …
[2007-04-12]남한강 돌밭에 불발탄 하나 떨어져 있다 떨어져 녹슬어 있다 홀로 녹슬어가는 것들은 쓸쓸하다 후방 고요한 강변에 와서 누구를 대적하여 명중하려 했을까 허공을 가르고 달려…
[2007-04-10]멧비둘기 밤꿀 냄새 진동하는 숲 쪽으로 날아간다 두 갈퀴발 왕개구리 꽉 움켜잡고 날개 펄럭펄럭 가라앉다 솟구치다 안간힘 써 날아간다 감자밭머리 먼지 풀썩대며 괭이질하던 사내…
[2007-04-05]나는 아무에게나 무릎 꿇지 않네 그러나 어찌하여, 오늘 나는 이 무릎을 데리고 나가 무릎이 헤지도록 꿇고 또 함부로 꿇고는 있지 들에 나가 초록…
[2007-04-03]그녀는 엷은 돌빛의 옷을 입고 왔다 기다란 치마 흐르며 왔다 멀리 고향의 산간지방에서 왔다 산나리처럼 고개 꺾으며 오래 걸어서 왔다 제비똥 떨어진 그루터기에서 신발을 고쳐…
[2007-03-29]저 환장하게 빛나는 햇살 나를 꼬드기네 어깨에 둘러맨 가방 그만 내려놓고 오는 차 아무거나 잡아타라네 저 도화지처럼 푸르고 하얗고 높은 하늘 나를 충동질하네 멀쩡한 아…
[200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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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부국장대우·사회부장
민경훈 논설위원
한형석 사회부 부장대우
박영실 시인·수필가
양홍주 /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상국
옥세철 논설위원
메건 매카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 CNN ‘GPS’ 호스트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위치한 비영리단체‘네이버 플러스’(Neighbor Plus·이사장 양춘길 목사)가 말기암 환자와 그 가족들을 돌보는 제4…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들어 낸 편찬위원회에 감사하고, 지난 50년간 그 구슬을 만들어낸 여러…

사우디아라비아가 18일 대미 투자액을 기존에 발표했던 6천억 달러(약 876조원)에서 1조 달러(약 1천460조원) 규모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