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터가 주문을 받아간지 너무 오래 된 것 같다음산한 점심 식당, 창밖에는 눈이 날린다 밖은 그새 더 어두워진 것 같다 주방의 문이 열리는 것을 본 뒤 마지막으로 창밖을 지나가…
[2019-09-12]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오가며 눈빛 마주칠 때마다 열열이두 손 움켜쥐고 부둥켜 안는다 우리, 이렇게 뜨거운 사람들이었나? 잔치가 파하기 전 막차를 탔는데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
[2019-09-10]입오므려 ‘보고 싶다’라고 중얼거린다이름도 알 수 없는 겨울새 한 마리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춤추듯 옮겨 않는다.저 새도 이 겨울을 나겠지?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다니며그…
[2019-09-05]찻잔 속의 스푼 노란 봉투 속의 편지보드라운 종이 위에 글씨를 눌러쓰던 손아침의 웃음소리의자에 걸쳐진 여인의 하얀 셔츠 열린 창문, 공기 블랙버드의 노래또 다른 새의 침묵11월,…
[2019-08-29]3호선 교대역에서 2호선 전철을갈아타려면 환승객들 북적대는 지하통행로와 가파른 계단을 한참오르내려야 한다 바로 그 와중에서그와 마주쳤다 반세기 만이었다머리만 세었을 뿐 얼굴은 금…
[2019-08-27]얼어붙은 들판그들이 마실 물은 물탱크로 흘러가기나 하는 걸까?그들은 서로 껴안고, 따스한 온기를 나누기는 하는걸까?(올해는 양띠의 해라지?학자들은 중국의 12궁도와추종자, 리더에…
[2019-08-22]소금쟁이가 웅덩이에 떠 있다죽은 듯 있다산 것이 산 채로 꼼짝도 않을 때그것은 집중발이 딛고 선 곳을 두드리는 순간잠잠하던 물이 안테나를 펼쳤다떨림은 울림에서 피어난다벌레 한 마…
[2019-08-20]서방님이라 부르기도 부끄럽던 새색시 시절 세상을 떠난 당신께 편지 한 장 고이 적어 보내고 싶었습니다 혼자 남겨진 세상살이 어찌 살아왔는지 적어 보내야지, 보내야지 하다가 여든다…
[2019-08-15]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돌풍도지진도, 아마겟돈도, 그럼요 언제든지 그런 일은 생길 수 있죠.혹은 빛나는 햇살이나, 사랑이나, 구원도 아시죠, 그럴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2019-08-13]누군가 사과를 한 입 베어 먹은 노트북불복종을 증거하는 상처난 사과 그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저 치명적 초승달,이브는 노트북 같은 것은 꿈도 꾸지 않았었지 그녀의 어두운 미소, …
[2019-08-08]산동네 지하방들은 하나 둘 풍선처럼 떠오르기 시작하고 밤마다 우주의 바깥까지 날아가는 방은 외롭다 사람들아 배가 고프다인간의 수많은 방을 싣고 지구는 날고 있다 그런 방에서 세상…
[2019-08-06]칠월은 녹색 혁명 중이다 체 게바라가 즐겨 쓴 모자를 좋아하는 어느 전사와 산을 오른다 칡넝쿨이 산길을 온통 가로막는다 지독한 가뭄에도 더러 살아남은 개망초, 창백한 얼굴로 혁명…
[2019-08-01]바다사람이 대양을 항해할 때 잇몸에 피가 흐르고바람에 열렸다 닫히는 스크린 문짝처럼 이빨이 흔들릴 때 오래된 비스킷과 소금에 절인 고기만을 먹고 얼룩처럼 나타난 푸른 멍이사라지지…
[2019-07-30]버스 뒷 칸에 간신히 끼어 탄 우리내 거친 손톱이 사랑스런 타인의 스웨터의 올을 잡아당기고 그렇게, 우리의 운명적 만남이 시작될 때서로에게서 달아나려는 듯한 포옹의 그 순간우리 …
[2019-07-25]울 때 더 아름다운 얼굴이 있다서서 소리 없이 울 때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버들 같은 머리가 가려줄 때힐끗힐끗이별일까부질없는 상상을 했었다공중 속에 오직 혼자이던 불과사흘 전에 …
[2019-07-23]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라디오 진행자에 의하면-오늘이 비발디의 생일이다그의 나이가 325세이겠다허리는 꽤나 굽었을 것이고눈물을 머금은 눈은 앞을 잘 보지도 못할 것이고필시…
[2019-07-18]혼자서 날아다니다가흙에서, 흙에서 뒹굴다 죽는 나비여. 날개가 아니라 몸뚱어리라는 것을.그가 날개를 움직이는 동력이라는 것을내 진작 알았더라면 날개란 몸뚱어리에 붙은 어떤 것이라…
[2019-07-16]쿠폰이 한 장 부족하다니까 아버지가 쿠폰을 다시 세 본다됐어, 어차피 진짜 돈도 아니고…손 꽁꽁 얼며 마트 다녀오는 길5천원어치 사면 100원의 효력 약속한쿠폰 아무렇게나 받아 …
[2019-07-11]방 한 가운데로 들어가 나는 그를 불렀다“여기 있는 줄 압니다”, 그리고 구석에 있는 그를 발견했다,보석이 박힌 왕관과 가장자리에 족제비털 장식을 한 가운을 입은그는 작아보였다.…
[2019-07-09]30년 동안 엄마는 알래스카로 이사를 갈 것처럼 살았다알래스카 지도도 없었고 그곳을 찾아가 보려고 하지도 않았던 엄마는 노스캐롤라이나, 더운 곳에 살았고 눈 속을 운전할 줄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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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이 조성한 이민 사회의 불안감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영주권자에게까지 확산했다.30일 워싱턴포스트(WP)…
북버지니아 지역에서 이동식 무인 에미션 테스트 시스템인 ‘래피드패스(RapidPass)’를 운영중이지만 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래피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2일 각국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고려해 책정할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고위 참모들에게 더 공세적인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