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사람마다 다른 기질이나 성향이 있다. 이런 기질이나 성향은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형태를 특징지어 주고 특정분야에서 성공하고 못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창의성이 반짝 반짝하는 사람은 예술이나 발명에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며 성실 근면한 사람은 사업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다. 또 사람을 잘 사귀는 친화력이 있으면 세일즈나 외교 분야에서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처럼 민족을 말할 때도 기질이나 성향, 즉 민족성을 들먹일 때가 많다. 중국사람은 어떻고 일본사람은 어떠하다는 식으로 한 민족에서 느껴지는 기질과 성향을 일반화하여 말한다.
한 민족이라고 하더라도 개개인이 똑같은 기질과 성향을 가졌다고는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개인의 기질과 성향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산물이라면 민족성도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민족마다 독특한 기질과 성향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흔히 한민족의 민족성을 유대인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독특한 문화유산을 지니고 있고 근면하고 철저하게 가족 중심인 점이 유대인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 이태리인에 비유하기도 한다. 음악을 좋아하고 낙천적이고 반도 기질을 가진 점 때문이다. 어떤 점은 아이리쉬에 비유되는데 술 잘 먹고 싸움 잘 하는 다혈질에다 서정적 감성이 풍부한 점은 아이리쉬와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다.
우리 민족을 비하하여 냄비 근성이란 말도 쓰는데 그것도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냄비는 열을 받으면 금방 달아 오르지만 열이 식으면 곧 식어버린다. 그러니 무언가 꾸준한 맛이란 없고 잘 나가다가도 순식간에 사그라져 버리고 마니 분명히 좋은 기질은 아니다.
간혹 볼 수 있는 일이지만 한국사람들이 돈을 벌 때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신없이 벌다가 어느 정도 돈을 벌고 나면 허랑방탕해지는 것도 이런 냄비 근성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냄비 근성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금방 식어버리는 것은 좋지 않지만 냄비처럼 빨리 달아오를 수 있는 것은 좋은 것이다. 음식을 만들 때 냄비가 달아오르지 않는다면 얼마나 답답한 일이겠는가. 불을 때면 열을 받아 달아오르는 냄비, 그런 냄비 근성은 한민족의 신바람 기질과 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사람은 가치관이나 이해관계로 뭉쳐질 때 거의 맹목적인 열정을 발휘했다. 유교가 지배한 시대에는 충절과 효도를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경우가 흔했다.
한국사람이 빠진 공산주의는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극렬한 공산주의였다. 한국의 지방색이 심한 것, 한국인의 종교열이 뜨거운 것이 모두 같은 이유이다. 목표가 정해졌다 하면 무섭게 달아오르는 기질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인의 기질을 활용한 성공 사례가 박정희 시대의 경제 건설이다. 그 당시 한국의 살 길은 수출 뿐이었기에 수출 제일주의를 내세워 수출을 잘 하는 기업은 무조건 밀어줬다.
금융지원, 세제 지원 등 특혜를 줬다. 그러자 너도 나도 수출에 앞장 서 한국경제가 단시일 안에 급성장했다. 한국의 국민소득이 60달러에서 20년만에 1만달러에 육박한 것은 세계의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그야말로 ‘한강의 기적’이었다. 한국인의 신바람이 아니고는 해낼 수 없는 기적이었다.
지난번 월드컵 4강 진출과 전국민의 응원은 결코 우연히 나타난 일이 아니다. 한민족의 신바람 기질이 표출된 것에 불과하다. 월드컵대회 때 나타난 우리 민족의 저력을 실생활에서 발휘하자는 의견이 많다. 지당한 말이다. 우리는 축구가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저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 우리 민족의 신바람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부정부패, 사기, 이기주의의 만연으로 인한 부정하고 불공정한 사회사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정부패 하고 거짓말 하고 공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군림하는 사회는 아무리 신바람 기질이 있는 사람일지라도 신바람 나게 하지 못한다.
스포츠 경기처럼 열광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만 신바람이 나게 된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한 또 하나의 ‘붉은 악마 운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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