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음주문화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교육계의 지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대학생의 음주비율은 낮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가을 대학에 진학하는 신입생을 둔 가정에서는 입학 전 자녀의 음주단속 교육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대학생 음주문화의 실태와 문제점 등을 알아본다.
2001년 기준 미국 대학생의 44.4%가 상습적으로 알콜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버드 대학 산하 공중보건대학(HSPH)의 최근 연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18세 이상, 24세 미만 연령의 전국 대학생 중 여학생은 40.9%, 남학생은 48.6%가 캠퍼스 안팎에서 잦은 술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
대학생들의 과도한 알콜섭취로 연간 1,400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부상자는 50만명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음주로 인한 대학생들의 성폭행과 강간사건만도 연간 7만 건에 달하는 실정이다.
HSPH의 연구조사는 전국 119개 4년제 대학의 풀타임 등록학생 1만4,000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대학생들에게 설문조사 전 2주 동안의 알콜섭취 여부와 섭취량, 횟수, 장소 등을 답하도록 했다.
상습적인 알콜섭취자는 조사 전 2주 동안 최소 한번 이상 술자리에 참석해 한 자리에서 남학생은 5회 이상, 여학생은 4회 이상 연속 술을 마신 경우를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상습적인 알콜섭취자로 분류된 다수의 학생이 최소 3회 이상 술자리를 가졌다고 답했다. 이외 습관적인 알콜섭취는 아니지만 술을 접하는 대학생도 전체의 7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습적인 알콜섭취자로 분류된 학생 중 남학생의 10%, 여학생의 5%가 높은 알콜의존도를 보였고 31%의 남학생은 알콜남용 증세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전체의 6%는 알콜의존도 증상으로 조사 전 12개월 이내에 이미 최소 1회 이상 알콜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주 알콜중독 및 남용 서비스국(OASAS)이 주내 18개 대학의 재학생 4,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서도 뉴욕주 대학생의 41%가 상습적인 알콜섭취자로 집계됐고 81%는 상습적이지는 않지만 알콜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지난 1993년부터 2년 단위로 대학생의 음주문화 실태를 조사해 오고 있는 HSPH에 따르면 1993년에서 2001년 사이 여학생과 소수계 대학생의 음주비율 역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자대학교 경우 이 기간 중 술을 전혀 하지 않는 학생의 비율은 20%가 감소해 알콜섭취자가 늘어났고 전체 대학교의 여학생 중 상습적으로 알콜을 섭취하는 경우도 31% 증가한 것.
소수계의 알콜남용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경우 1993년 23.1%에서 2001년에는 26.2%로, 흑인은 16.7%에서 21.7%로 알콜섭취자가 크게 늘고 있다.
조사대상인 18~23세 사이 대학생의 알콜섭취 실태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21세 미만의 학생들이 소비하는 알콜이 전체 대학생이 소비하는 알콜의 절반에 가까운 48%를 차지한다.
연구조사를 담당한 헨리 웨슬러 박사는 "미성년자 대학생 경우 술자리를 갖는 기회는 성년 대학생보다 적은 편이지만 알콜소비량은 오히려 그들보다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대학생 음주문화 실태의 가장 큰 고민은 수년간 지속된 교육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알콜섭취 비율을 낮추는데는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생의 알콜섭취 문제는 특정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각 대학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규제조치, 교육프로그램, 특별강좌 등을 실시해 왔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
웨슬러 박사는 보고서를 통해 대학 기숙사내에서 알콜섭취를 규제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금요일 오후수업과 토요일 오전 수업제도를 도입해 학생들이 술자리를 갖는 기회 줄이기, 학생들을 주축으로 캠퍼스 알콜섭취 방지 캠페인 전개, 알콜섭취에 관한 학칙 제정, 캠퍼스내 최연소 음주연령법 강화 추진을 비롯, 대학은 지속적으로 알콜섭취 규제에 관한 웍샵, 특별강좌, 우편 및 전단 배포, 엽서홍보를 펼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캠퍼스 인근 술집이나 리커스토어에서 21세 미만의 미성년자 학생에게 알콜음료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며 알콜 판매 시간과 날짜를 제한 운영하는 방안, 알콜음료의 세금 및 가격인상, 대학생 대상 알콜음료 홍보 마케팅 제한 실시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웨슬러 박사는 대학생의 알콜섭취 문제와 관련 무엇보다도 학부모들의 역할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상습적으로 알콜을 섭취하는 대학생(44.4%) 중 26%가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습관적인 음주형태를 보여왔고 부모와 함께 사는 대학생인 경우 상습적으로 알콜을 섭취하는 비율은 25%로 평균보다 절반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의 남녀 사교클럽(Fraternity나 Sorority)에서 공동 거주하는 학생의 75%, 부모 없이 독립생활을 하는 학생의 50%, 알콜섭취 규제가 없는 기숙사 거주학생은 51%가 상습적으로 알콜을 섭취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놓고 보더라도 집에서 멀리 떨어져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자녀일수록 부모들은 자녀들의 생활에 더욱 각별한 관심을 갖고 그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까지 부모로써의 책임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대학생의 상습적인 음주 문화 실태와 연도별 변화
1993년 1997년 1999년 2001년
성별 여학생 39% 38.4% 39.4% 40.9%
남학생 49.2% 48.5% 50.2% 48.6%
인종 백인 49.5% 48.2% 50.1% 50.2%
아시안 23.1% 24.4% 23.3% 26.2%
흑인 16.7% 18.5% 17.5% 21.7%
히스패닉 39.7% 37.7% 41% 34.4%
연령 21세 미만 45.5% 44.6% 44.9% 43.6%
21~23세 48.1% 47.5% 50.3% 50.2%
24세 이상 28.5% 28.8% 29.1% 30.9%
학년 1학년 42.9% 42.8% 42% 42.4%
2학년 45.4% 44.6% 44.9% 42.8%
3학년 44.4% 44.8% 46.3% 45.9%
4학년 42.8% 41.7% 45.6% 44.9%
장소 기숙사(음주규제 없음) 46.7% 45.8% 44.5% 45.3%
기숙사(음주규제 있음) 34.7% 32.5% 32.1% 35.3%
학생 사교클럽 83.4% 82.6% 80.3% 75.4%
캠퍼스 인근 술집 54.1% 53.5% 56.2% 54.5%
■음주로 나타나는 대학생들의 문제행동과 발생 비율
음주 관련 문제 1993년 1997년 1999년 2001년
수업불참 26.9% 31.1% 29.9% 29.5%
학업진도 부진 20.5% 24.1% 24.1% 21.6%
후회하는 행동 저지름 32.1% 37% 36.1% 35%
음주 시 상황 기억 상실 24.7% 27.4% 27.1% 26.8%
친구와 다툼 19.6% 24% 22.5% 22.9%
우발적인 성 접촉 19.2% 23.3% 21.6% 21.3%
음주운전 26.6% 29.5% 28.8% 29%
신체 부상 9.3% 12% 12.4% 12.8%
재산피해 9.3% 11.7% 10.8% 10.7%
캠퍼스 경찰과 마찰 4.6% 6.4% 5.8% 6.5%
음주 과다로 응급처치 0.5% 0.6% 0.6% 0.8%
음주관련 문제 5회 이상 경험 16.6% 20.8% 19.9%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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