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특집
▶ "여기가 세계 최대 세탁기계 공장"

■<볼로냐(이탈리아)=김노열 기자> 20일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세탁기계 생산 공장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이탈리아 국기와 함께 나란히 휘날리는 태극기였다.
피르비매틱사의 모회사인 피난치아리아 그룹의 지노 비아치 회장은 "한국인들의 방문이 극히 드물어 한국 국기를 사용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요긴하게 쓰게 됐다"고 말하자 빈센트 미나렐리 피르비매틱 부사장은 "아마 한인 기자가 이 곳을 취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응수해 뉴욕한인세탁협회 공동구매단의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의 안내로 공장에 들어서자 30만 스퀘어피트에 들어선 거대한 생산 시설이 ‘과연 세계 최대’라는 규모에 걸맞게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입구 안쪽에는 출고를 앞둔 60여대의 완제품들이 깨끗이 포장돼 언제든 운송될 준비가 돼 있었다. 미나렐리 부사장은 "매년 2,000여대의 세탁기계가 이 공장을 통해 미국,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전세계에 수출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세탁기계와 관련한 환경법규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면서 피르비매틱사 역시 환경친화적인 기계를 생산한다는 목표 아래 현재 ‘에코 그린(Echo Green)’ 시리즈를 개발해 계속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비아치 회장은 "끊임없는 연구, 개발로 문제점을 계속 보완해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 세탁기계 시장을 놀라게 할 획기적인 제품이 곧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안내된 곳은 세탁기계 몸체를 만드는 부품 공장이었다. 이곳은 로봇들이 귀가 따가울 정도의 굉음을 내면서 연신 철판을 절단하고 있었고 수천톤에 달하는 5m 높이의 프레스 기계가 단번에 눌러 원통형의 세탁기계 몸체를 순식간에 만들어 냈다. 공장 관계자는 "이미 10년 전부터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해 자동화했는데 오차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기계 제작이 끝나도 3명의 검사관들이 일일이 테스트를 해본 뒤 문제가 없어야 OK 사인이 난다고 한다.
마르코 마르카치 공장장은 "세계 최대의 공장에서 세계 최고의 세탁기계를 생산해 낸다는 각오 아래 모두가 자기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공동 구매 협상을 위해 공장을 방문한 뉴욕드라이크리너스협회 관계자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 "한인들과 유대 키워갈 것"
피난치아리아 회장 소감 밝혀
"뉴욕한인드라이크리너스협회 공동구매단의 이탈리아 공장 방문을 환영하며 대량 구매 계약이 성사돼 매우 기쁩니다."피난치아리아 그룹의 지노 비아치 회장은 20일 4시간이 넘는 협상 끝에 최종 가격 협상을 마무리 짓고 기쁜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비아치 회장은 "뉴욕 세탁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2,000여 한인 세탁업자들과 공동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회사 입장에서도 큰 행운"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유대를 돈독히 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아치 회장은 "현재 피난치아리아 그룹 계열회사들인 피르비매틱, 유니온, 리얼 스타가 뉴욕 세탁기계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세탁업자들이 우리 회사가 만든 기계의 품질을 인정하고 있는 증거"라며 "뉴욕주 정부의 각종 규정을 준수하고 세탁업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성능 좋은 세탁기계 생산 및 각종 부대 서비스를 제공하
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3세부터 세탁기계 제조와 관련한 일을 시작해 지금까지 약 50년 동안 세탁기계 만드는 길을 걸어온 비아치 회장은 "그 동안 좋은 세탁기계를 만드는데 평생을 바쳐왔고 남은 여생도 더 좋은 세탁기계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피난치아리아 그룹
"10개 자회사 연 5,500대 생산"
피난치아리아(Finanziaria) 그룹은 1971년 창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세탁 기계 제조회사로 현재 10개의 계열 회사를 거느린 가운데 각종 세탁기계를 생산,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10개 계열사 중 미국에 잘 알려진 대표적인 회사들로는 피르비매틱(Firbimatic), 유니온(Union), 리얼스타(Real Star)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맥드라이(MacDry), 프리고섹(Frigosec), 유로맥(Euro Mac), F.X.T, 소브라나(SOVRANA), 파다나(Padana), 리얼스타 핸델스(Realstar Handels) 등의 자회사들이 수요자들의 요구에 따라 각종 기계를 생산하고 있다.
피난치아리아의 연간 총 생산량은 약 5,500대로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 수출망이 세계로 뻗어있다.
직원 수는 모두 600명에 이르는데 각 나라의 규격과 사용 방법에 맞는 세탁기계를 생산하기 위해 라인별로 특화된 공정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하루 평균 15대 가량의 완성품이 만들어진다. 특히 대부분의 이탈리아 세탁기계 생산업자들이 수작업으로 공정을 진행하는데 피난치아리아는 레이저 절단 시스템과 컴퓨터 기계 조립 장치 등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품질의
고급화에 노력하고 있다.
현재 피난치아리아가 생산중인 대표적인 세탁기계는 퍼크용와 하이드로 카본용인데 7대3의 비율로 만들고 있다. 특이할만한 점은 현재 뉴욕한인 세탁업자들에게 세탁기계 회사로 잘 알려진 ‘바시 그룹’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와인 회사 이름이다. 에도 바시씨는 피난치아리아 그룹 주주로 지노 비아치 회장의 처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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