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피날레까지…
한인 해외 동포사회의 최대 이벤트로 역사에 기록될 26일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음악대축제는 이날 할리웃 보울에 몰려든 2만 한인들을 즐거움과 환희, 감격과 자긍심에 흠뻑 젖게 한 열광과 감동의 축제 한마당이었다. 야외음악당으로 세계 최고 규모라는 할리웃 보울은 이날 객석을 꽉 채우고도 넘친 한인들이 5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내뿜은 희열의 함성과 감동의 탄성으로 온통 녹아 내리는 듯 했다. 노천축제로 시작돼 화려한 불꽃놀이로 장식된 피날레까지 이날 축제의 순간들을 되새겨 본다.
★몰려드는 인파
공연 시작 서너 시간 전인 오후 일찍부터 가족, 연인, 직장동료끼리 많은 한인들이 모여들어 노천축제를 즐겼다. 한인들은 준비해온 음식과 음료를 즐기면서 저마다 상기된 표정으로 공연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 필승 코리아
드디어 윤도현 밴드의 ‘오 필승 코리아’로 본 공연 개시. 무대 위로 폭죽이 터지면서 윤도현 밴드의 강렬한 연주와 열창이 시작되자 객석에서 청소년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일시에 할리웃 보울을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관객들이 ‘오 필승 코리아’의 장단에 맞춰 흔드는 태극기의 물결로 할리웃 보울에는 지난해 한인사회를 휩쓴 월드컵 합동응원의 열기와 감동이 다시 몰아쳤다.
★내리는 어둠·열기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나오는 노무현 대통령의 영상 축하메시지가 이민 100주년 축제를 더욱 뜻깊게 했다. 이어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이 감미로운 자신의 히트곡들을 부르며 단숨에 객석 전체를 사로잡았다. 어느덧 어둠이 깔린 할리웃 보울은 바리톤 김동규와 소프라노 김영미가 선사한 멋진 클래식의 선율 속에 축제의 열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열광·함성·감동…
깜찍한 ‘명랑소녀’ 장나라와 대학생 미남가수 성시경의 등장과 함께 할리웃 보울은 다시 10대 청소년들이 환호와 함성이 뒤덮인 열광의 장으로 변했고 ‘화장을 고치고’의 왁스의 무대에 이어 ‘국민가수’ 이선희가 등장하자 객석의 갈채는 세대와 나이의 구별이 없어졌다. ‘한바탕 웃음으로’, ‘아름다운 강산’ 등 이선희의 히트곡 열창 속에 음악 대축제는 어느덧 1부 순서의 절정으로 치달았다.
★도산의 딸·한인의 자긍심
‘이민 100년의 영웅들’ 등 감동적인 다큐 영상물들이 대형 멀티비전에 방영돼 한인 이민 100주년의 의의를 되새기게 했다. 이어 1부 마지막 순서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 안수산 여사(88)가 한인 경찰 최고위직인 LAPD 폴 김 커맨더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위에 등장, 이민 100주년 축제의 의의를 더욱 빛나게 했다. 안수산 여사는 또렷한 한국말로 “훌륭한 미국인이되 뿌리를 잊지 말자”라고 말해 한인들의 자긍심을 드높였다.
★한·미 우리는 하나
2부의 첫 순서인 흑인 혼성 크렌셔합창단은 휴식시간으로 잠시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일시에 뜨겁게 돌려놓았다. 합창단이 88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잡고’을 한국어로 부른데 이어 흑인 특유의 열정과 리듬으로 ‘오 해피데이’를 열창하자 할리웃 보울은 온통 태극기와 성조기가 물결치는 장관의 바다로 변했고 흑인 출연자의 “감사합니다”라는 인사에 한인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답했다. 인종과 세대를 뛰어넘어 음악 속에 한국과 미국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축제는 절정으로
이어진 태진아와 주현미의 무대는 젊은 스타들을 향한 10대들의 환호성에 묻혀 있던 중장년 한인들을 열광으로 몰아넣었다.
10대들의 우상 보아와 G.O.D가 차례로 등장하자 할리웃 보울은 관객들이 귀가 아프도록 질러대는 함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10대들은 의자 위에 올라가 옷을 벗어 흔들며 열광했고 어른들도 환호와 박수를 함께 보내며 할리웃 보울 축제의 분위기는 최절정에 달했다.
★감동의 피날레
피날레는 화려했다. 이날 마지막 스타로 패티 김이 딸 카밀라와 무대에 올라 자신의 히트곡을 선사하고 ‘서울의 찬가’ 관객들과 합창하며 본 공연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어 ‘대∼한민국’ 구호와 함께 할리웃 보울 하늘에 환상적인 깜짝 불꽃놀이가 터져나왔다. 객석의 2만 한인들은 예상치 못한 화려한 불꽃놀이에 일제히 탄성을 지르며 감격해했고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오 필승 코리아’, ‘아리랑’ 등 응원가를 부르며 모두 하나가 됐다.
“할리웃 보울 멋져요”
가수들 공연장, 관중열기 극찬
‘미주 이민 100주년 기념 할리웃 보울 음악대축제’는 한인뿐만 아니라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들에대해서도 감격의 무대가 됐다.
김정택 SBS 악단장은 “음악인들에게 명예의 전당이라고 할 수 있는 할리웃 보울 공연장에서 지휘를 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도현 밴드의 드러머 김진원씨는 “공연장이 주변 자연환경과 잘 어울렸고, 관객을 배려한 시설도 인상적”이라며 할리웃 보울 공연을 평가했으며 남성듀엣 캔은 “래드 재플린과 롤링 스톤스과 공연했던 곳에 서게돼 너무 감격스럽다”며 “언젠가는 단독 콘서트를 하겠다”고 말했다.
관중석에서 노래를 부르며 입장한 가수 태진아도 “관객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최고의 공연장”이라며 “미주 한인들의 열정에도 놀랐다”고 말했다.
‘여대생 선호도 1위 가수’로 대학 야외공연장에 자주 선 가수 성시경도 “최근 한국에도 연세대와 경희대 등에 훌륭한 노천극장이 많이 들어섰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공연장은 못 봤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특별취재반
▲사회부:권기준 부장, 김정섭, 황성락 차장, 조환동 차장대우, 구성훈, 김종하,김경원, 이의헌, 김정호 기자
▲사진부:이승관, 진천규 차장, 홍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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