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D 한인시니어들 ‘웰 에이징’ 트렌드 확산
이민 1세대를 지나 메릴랜드 지역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한인 시니어들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을 추구하며 활력 넘치는 제2의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다. 삶의 의미를 다시 찾는 시니어들. 크지 않아도 분명한 행복, 건강과 즐거움 모두 잡는 ‘소확행 라이프’를 이어가고 있다.
은퇴 후 삶을 단순한 휴식이 아닌 자기 돌봄·성취·사회적 교류·봉사의 단계로 바라보는 시니어가 증가하면서 취미 활동도 다양해졌다. 은퇴 후 얻은 시간적 여유를 활용한 시니어들은 여행, 음악, 운동 등 더욱 폭넓고 다채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취미를 즐기며 스스로 삶을 가꾸고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있다.
은퇴 후의 삶이 단순한 쉼이 아니라, 새로운 배움과 나눔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통해 건강하고 품위 있는 ‘웰에이징’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 황혼의 빛나는 도전과 열정을 소개한다.
■ “길 위에서 또 다른 삶 즐긴다”-소아과 전문의 윤영주 박사
은퇴 후 여행으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으며 정신적, 신체적 건강과 삶의 활력을 되찾고 있는 소아과 전문의 윤영주 박사(78).
40년 가까이 글렌버니에서 소아병원을 운영하다 72세에 은퇴한 윤영주 박사는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설렘이 노년의 삶을 젊게 만든다”며 “여행은 우리 부부, 친구, 가족에게 오래도록 간직할 소중한 추억을 제공해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은퇴 후 버킷리스트였던 여행을 ‘소확행’의 중심에 둔 윤 박사는 유럽 골프 여행, 크루즈 관광, 캐리비안 힐링 여행, 패키지 관광 등으로 또 다른 삶의 큰 즐거움에 빠져 있다.
세계 70개국 이상을 여행한 윤 박사는 “여행은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를 시작하며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도전”이라며 “단조로운 삶에서 벗어나 건강한 활동량도 유지할 수 있어 시니어 웰빙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색소폰으로 지역사회에 위로와 감동-김희식 장로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로할 수 있습니다. 색소폰으로 작은 위로를 건네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엔지니어로 건축업에 종사했던 김희식 장로(73)는 은퇴 후 우연히 접하게 된 색소폰을 통해 새로운 인생의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평소 지역사회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김 장로는 볼티모어 홈리스 사역에 참여해 색소폰의 아름다운 선율로 불우이웃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김희식 장로는 “코로나 때 중고 색소폰으로 혼자 습득하기 시작해 감미로운 선율에 빠져 6년째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며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인 색소폰 연주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고 그 감동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 장로는 “매달 2회 노숙자를 방문하고 양로원, 시니어센터 등에서 음악을 선물하며 그들의 마음에 따뜻한 감동을 전할 수 있어 감사가 넘친다”며 “작은 행복이지만 나누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해외 선교지에서 색소폰 연주로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1세대부터 3세대까지 잇는 문화 전도사-오드리 최 씨
메릴랜드한국문화예술원에서 전통무용과 난타를 배우고 있는 오드리 최(67) 씨는 한국 전통문화로 가족과 지역사회를 잇는 ‘문화 전도사’다.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며 평생 바쁜 삶을 살아온 오드리 최 씨는 은퇴 후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찾아왔다. 은퇴 후의 삶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2018년 빌립보문화교육원에서 한국무용을 처음 접한 그는 장구와 전통무용의 매력에 빠져 메릴랜드한국문화예술원에서 본격적인 수련을 이어가고 있다.
최 씨는 “그동안 생업과 자녀 양육에 쫓겨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며 “전통무용과 난타는 지금의 삶에 활력과 행복을 주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씨의 손녀 1명과 손자 3명은 ‘리틀 징검다리’와 ‘징검다리’ 프로그램을 통해 난타를 배우며 한국의 가락을 익히고 있다. 1세대부터 3세대까지 전통문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것. 최 씨는 “손주들이 전통문화를 통해 한국인의 얼과 정체성을 배우고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앞으로도 한국문화를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라톤 도전으로 활기찬 노년의 행복-정상균 씨
센테니얼마라톤동호회 정상균 전 회장(73)은 6년 전 은퇴 후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도전하며 더욱 활기찬 노년을 보내고 있다. 매주 4회 4마일씩 걷고 뛰는 그의 일상은 몸과 마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마라톤을 통해 체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도 넓혔으며 동호회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더 에너지 넘치는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정상균 전 회장은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더 건강해졌다”며 “같은 취미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나아하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즐거움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은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라 더 기쁘다”며 “마라톤을 하면서 새로운 도전과 즐거움을 느끼고 더 나은 삶을 위한 행복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스턴 마라톤 출전을 목표로 삼았던 정 전 회장은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며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즐겁게 마라톤을 이어가고 있다.
■흙에서 찾은 제2의 인생-묵제 권명원 한글서예가
“땅은 속이지 않는다. 노력한 만큼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
9년 전 생업에서 은퇴한 묵제 권명원 한글서예가는 소일거리로 시작한 나무 가꾸기를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 권명원 서예가는 처음 기후문제로 매실나무 재배에 실패했지만 떨어진 씨앗을 키워 접목하는 방식으로 도전에 성공했다. 현재 뒷마당에는 감나무, 대추나무, 배나무 등 50여 그루의 과실수와 150그루 이상의 무궁화 나무가 자라고 있다. 여기에 상추, 깻잎, 부추, 방울토마토, 도라지 등까지 더해진 작은 텃밭은 쉼 없이 생기를 품고 있다. 이 공간에서 은퇴 이후의 삶을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가고 있는 권명원 서예가는 “흙의 매력에 빠져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며 “새벽이면 맑은 공기를 마시며 희망과 수확의 꿈을 심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애정은 무궁화 사랑으로까지 이어졌다. 아리랑USA공동체를 통해 주립공원에 무궁화동산을 조성하는 결실을 맺었고 앞으로 무궁화 심기 운동을 범동포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겨울철에도 그의 손길은 멈추지 않고 나무 전지에 집중하며 다음 계절을 준비한다. 흙을 벗 삼아 나무 한 그루, 씨앗 하나에 담긴 정성과 기다림은 권 서예가의 삶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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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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